바다가 그립다

내 것이 아닌 그리움은 놓아버리는 것

by 변미용

경포에서

뜨거운 가슴이 싫어
찬 바다를 보러간 길
바다는 어둠과 숨바꼭질을 하는지
드문드문 떠있는 오징어잡이배 불빛만
간신히 바다를 증명하고 있다.
여전히 같은 모습인 바다앞에서
십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모습으로도
여전히 여린 나는
가슴속에 파들거리며 성큼 자라난
그리움을 꺼내어 바다에 살며시 놓는다.
파도가 왔다가는 제자리인 바다로 돌아가듯
내 것이 아닌 그리움은 놓아버리는 것
부서지는 아픔을 겪고 나면
눈부시게 가슴 설레는 푸른 빛을 띄겠지.
그 때 또다시 파들파들
가슴속이 울렁거리면
나는 이 곳, 경포에서 또다시 바다를 바라볼테지.

(2009, 경포에서)

오래전 퇴근길, 혼자 바다를 보러 갔다가 쓴 시다.

감정이 과잉상태였던지 지금 읽으니 좀 유치하기도...ㅎ.


살다보니...
가슴이 뜨겁다는 것이 가끔은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바다가 그리우면 사랑을 하고 있는 거라는 얘기가 생각난다.
그 말이 얼마나 근거있는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내게 바다는 외롭거나 슬프거나 힐링이 필요할 때, 찾던 곳이긴 했다. 그 마음의 근간에 사랑이 자리하고 있었겠지.


바다를 보고왔다.

그냥 이 바다를 보며 살 수도 있겠다~

처음으로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