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페

크래커이기도 하고, 카나페이기도 하고, 아무 것도 아니기도 하다.

by 변미용

4년전 교육전문직 심층면접의 여러 질문중에 '학교에 있는 여러 구성원들 중에 교사가 아닌 직종의 구성원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붙이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그 때 나는, 교사가 아니라도 구성원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은 붙일 수 있다는 나의 생각을 말했었다. 일반행정직이나 교감,교장선생님처럼 명확한 직위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선생님이란 말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구성원이 서로 존중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은 조직에 득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되지는 않을 거라는 이유를 들었다.

아직도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은 모른다.

합격한 동기들 중에는 나와 비슷하게 말한 사람도 있고, 반대로 말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뜬금없이 4년전의 일화를 소환한 것은,

그 때 내 대답 중에 인용한 인디언 속담때문이다.

'외나무가 되려거든 혼자 서고,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

호칭의 적절성을 떠나서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었다.


함께 간다는 것...

지난 2월까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던 '함께 간다는 것'이 실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을 요즘 새삼 느낀다.

어쩌면, 나나 혹은 몇몇만 그렇게 고민할 수도 있다.

고민하지 않는 이유가 '함께'의 소중함을 몰라서일 수도 있고,

그 자체가 의미없다고 여겨서일 수도 있고,

경험해보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가진 위치와 역할을 망각하고 자꾸만 옹졸해지는 내 자신을 추스르며 오늘...조용히 해답을 찾아본다.

밋밋한 크래커가 치즈와 과일과 견과류를 만나 예쁘고 상큼한 카나페가 된다.
사람도 이와 같지 않을까.
누구와 어떻게 어울리느냐에 따라
누가 어떻게 보아주느냐에 따라
크래커이기도 하고, 카나페이기도 하고, 아무 것도 아니기도하다.


예전에 떠나가신 과장님께서 해주신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으면, 네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되지.'가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그래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그래야지.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고, 좋은 모습만 보아주면, 그럼 좋은 분위기가 되겠지...


아름다운 노을을 보기 위해서는 적당히 구름낀 하늘이 필요한 것처럼,

어려움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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