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연어'
우리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이유가 오직 알을 낳기 위해서 일까? 알을 낳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그게 우리 삶의 전부라고 너는 생각하니, 아닐 거야 연어에게는 연어만의 독특한 삶이 있을 거야, 우리가 아직 그것을 찾지 못했을...
은빛연어는 눈맑은 연어가 남기고 간 말을 곰곰 되씹어본다.
네가 아프지 않으면 나도 아프지 않은 거야. 라는 그 말을.
그 한 마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 한 마디 말이 벌써 은빛연어의 가슴 깊은 곳까지 들어와버렸나?
그리움, 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 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넓은 이 보고싶음.
삶이란 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라지만,
이 끝없는 보고싶음 앞에서는 삶도 무엇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이제 조금 알겠니?"
"네,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 주기 때문이죠?"
"그렇지."
"그리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요?"
"그렇지."
"그러면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가요?"
자기 욕망의 크기만큼 먹을 줄 아는 물고기가 현명한 물고기라고, 그는 생각한다.
연어는 연어의 욕망의 크기가 있고, 고래는 고래의 욕망의 크기가 있는 법이다.
연어가 고래의 욕망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이미 연어가 아닌 것이다.
고래가 연어의 욕망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이미 고래가 아닌 것처럼.
연어는 연어로 살아야 연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