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안도현의 '연어'

by 변미용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안도현의 [연어]는 이렇게 시작된다.

바다를 거슬러 자신이 태어난 강의 상류에 알을 낳기 위해 떼를 지어 회귀하는 연어, 에서 나는 강물 냄새는 어떤 의미일까.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연어]는 다른 연어들과 달리 은빛 비늘을 가지고 있어 보호대상이 되고 있는 '은빛연어'가 삶의 궁극적 의미(혹은, 자신의 정체성)를 찾아 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이다.


우리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이유가 오직 알을 낳기 위해서 일까? 알을 낳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그게 우리 삶의 전부라고 너는 생각하니, 아닐 거야 연어에게는 연어만의 독특한 삶이 있을 거야, 우리가 아직 그것을 찾지 못했을...

은빛연어는 연어만의 독특한 삶을 찾아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는 중에 누나 연어가 자신을 위해 희생하여 죽음을 맞이하고,

눈맑은연어를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은빛연어는 눈맑은 연어가 남기고 간 말을 곰곰 되씹어본다.
네가 아프지 않으면 나도 아프지 않은 거야. 라는 그 말을.
그 한 마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 한 마디 말이 벌써 은빛연어의 가슴 깊은 곳까지 들어와버렸나?


그리움, 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 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넓은 이 보고싶음.
삶이란 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라지만,
이 끝없는 보고싶음 앞에서는 삶도 무엇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그러나, 은빛연어는 여전히 삶의 궁극적 의미를 고민한다.

초록강을 만나 대화를 주고 받으며 내적으로 성장하는 변화를 겪기 전까지는...


"이제 조금 알겠니?"
"네,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 주기 때문이죠?"
"그렇지."
"그리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요?"
"그렇지."
"그러면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가요?"

결국, 은빛연어는 튼튼한 후세를 위해 폭포를 뛰어넘는 어려운 길을 선택하고, 눈맑은연어와의 사랑을 완성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자기 욕망의 크기만큼 먹을 줄 아는 물고기가 현명한 물고기라고, 그는 생각한다.
연어는 연어의 욕망의 크기가 있고, 고래는 고래의 욕망의 크기가 있는 법이다.
연어가 고래의 욕망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이미 연어가 아닌 것이다.
고래가 연어의 욕망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이미 고래가 아닌 것처럼.
연어는 연어로 살아야 연어인 것이다.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곳,

사랑의 완성인 알을 낳는 곳,

그 모든 삶의 열정이 고스란히 몸에 스미어

연어에게서 강물 냄새가 나는가보다.


나,는 어떤 냄새가 나는 사람일까.

아니, 어떤 냄새가 나는 사람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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