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사람을 안다는 게 뭘까
소주 다섯잔, 맥주 두 잔.
영화 속에서 민정(이유영)이 영수(김주혁)과 약속한 술의 양이다.
말갛게 순수한 얼굴로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마치 거짓이 아니라 진짜 모를지도 모른다는 느낌마저 들게하는) 민정의 모습은 발칙하지만 어쩐지 밉지않다. 오히려 그 앞에서 앎을 전제로 어떤 관계를 맺으려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빤해보이고 측은하기만 하다.
민정은 함께 술을 마셨던, 이미 알고 지냈을 지도 모르는 남자들의 접근에 말간 얼굴로 자신을 아느냐고 되묻는다, 심지어 자기집처럼 드나들던 연인 영수에게조차.
“저 아세요?”
홍상수가 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한 마디다.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며 희석되는 나 자체.
그러니까, 그 사람들의 입을 빌려서가 아니라, 진짜 나라는 사람 자체를 아세요?라는 이야기.
우리가 타인을 만나면서 수 없이도 묻고 싶었던 그 질문.
지루하지는 않다.
영화의 흐름에 묘하게 끌려간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주혁을 추억하며~~
그리고 이 영화로 연인이 되었던 김주혁과 이유영을 다시 보며~그렇게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뭔가 말끔하지 않은 느낌이 남는 것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