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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진 Sep 20. 2022

37살이 공부하고 있는 이유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늦은 나이에 대기업을 들어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처음에는 무너지고 있는 내 자존감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 살다 보니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여긴 어디? 난 누구? 진짜 딱 이거였다. 나를 찾고 싶었다.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었다. 감사한 일이기도 했다. 오롯이 나만을 바라봐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예뻤고 좋았다. 내 전부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인간이었기에 힘듦이 있었고 기쁘지 않을 때도 있었고 지치기도 했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어떤 행위 (취미라고 하기에도 과분할 만큼, 단순하게 1차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를 했을 때 좋았었지? 란 생각을 떠올려봤었는데 책 읽기였다. 그게 내공부의 시작이었다. 

 오랜만에 첫 독서라고 읽었던 것이 나도 엄마인지라 책 육아 관련 도서였고 완독의 기쁨과 책이란 매력에 대해 빠져들어보고 싶어서 또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느 스타강사가 만든 성인들의 대학에 들어갔고 10년간의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는 마냥 신세계를 경험했다. 나보다 어린 아기 엄마들부터 70이 넘은 할머니까지 다양하게 제2의 삶을 준비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때 느꼈다. 아! 그래 나도 좋아하는 게 있었고 꿈이 있었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그러면서 어릴 때 머뭇거렸던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원 없이 독서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 엄마라는 이유로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라는 사람으로 보기보다는 애엄마로 보기에, 내가 하는 공부는 헛된 것이었고 시간 낭비라 생각하고 한여름날의 소나기처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 생각을 하며 탐탁지 않아했다.  그래서 '두고 봐. 난 너희들과는 달라'라며 책을 새벽에도 읽고 밤에도 읽고 추운 겨울 베란다에서 담요 덮고 읽고 화장실 불빛에 의지해가며 읽고 화장실에서든 낚시하는 신랑 따라가서 텐트 안에서 읽고, 시댁에 가서도 읽고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계속 읽어나갔다.

 굴하지 않고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지금까지 독서도 하고 온라인 모임을 하며 다양한 분야로 배우고 있다. 그러면서 자존감 회복에서 경제적 자립을 해보자로 변하고 있다. 물론 배우자가 벌어오는 돈도 감사하다. 그렇지만 내가 내 능력으로 자립하고 싶다. 급변하는 시대에 또다시 우물로 뛰어드는 개구리가 되기 싫어졌다.  

(내가 읽었던 것들의 아주 일부분들임)

 

 내가 배우는 것에 대해 이해 못 하는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무시할 수 있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1년 반이었다면 앞으로 내가 발전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정도까지 가는데 2년 정도의 시간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난 내가 마음먹은 계획들을 실천해나갈 것이다. 

 웹 3.0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온라인에서 난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나의 경제적 자유와 함께 아이들과 배우자와 함께 시간적 자유도 누리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 더더 노력할 것이다. 내가 가난하게 살아왔던 과거의 기억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남겨주기 싫고 우리 부모님도 그 기억으로만 떠나게 하기 싫다. 한 번쯤은 잘 살고 가셔야 하지 않을까?     


 아주 자세한 내 목표는 적지 않았지만 이것이 지금 내가 37의 나이에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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