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채원 Che Kim Jan 26. 2023

광팔이가 나쁘지 않더라.

[직장 20년 차 김프로 생존기] 16. '광팔기'에 대응하기

‘광팔기’가 무엇인지 아는가?


어떨 때는 고스톱에서 말하는 ‘무고사망자 조건부위로금’의 뜻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직장 내에서의 ‘광팔기’는 자기 PR, 자기 업적을 알리기, 즉, 영어로 Show off(잘남을 드러내기)에 해당하는 말이 되겠다. 아마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빛(光)을 좋은 값에 팔아 내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세련된 표현을 하자면, 자기 홍보가 되겠다.


그런데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대체로 ‘광팔기’는 좋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고, 잘못된 ‘광팔기’도 분명히 있다.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광팔기’를 싫어하는 이유, ‘광팔기’의 효과 내지는 긍정적인 면의 발견, 이를 통해 바람직한 ‘광팔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https://blog.naver.com/secluder/222880005777 (광팔기의 정의)


왜 ‘광팔이’를 싫어하는가?


광팔이는 광파는 데만 열중하는 얄미운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나름대로 회사에서 통용되는 단어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광팔이는 자기 업적을 알리는 데에 무척이나 열중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경우에 이 광팔이들은 실질적인 업무보다는 업적을 알리는 데에 더욱 몰입한 나머지 실제 자신이 해낼 일에 비해서 더욱 많은 것을 이룩한 것처럼 떠벌이기 일쑤이며, 또한 함께 일한 동료가 맡았던 부분에 대한 성공에 대해서조차 마치 자신이 기여를 한 것처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대부분의 경우에 광팔이들이 동료들에게 각광을 받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보통 직장인들 사이에서 ‘광팔이’는 비칭(卑稱, 상대방을 낮춰서 이야기하는 말)으로 사용되곤 한다. 그것은 대부분의 광팔이들의 광을 파는 행동 때문보다는 위 단락에서 설명한 것처럼 실제의 업적에 비해서 과장을 하고, 심지어는 남의 업적을 훔쳐가거나, 실제로 중요한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광을 파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광팔기’의 긍정적인 면은 없나?


긍정적인 광팔기? 그런 게 있기는 할 것인가 의심되는가? 

과연 어떻게 광을 파는 것이 좋은가?


위에서 얘기했듯 광을 파는 행동은 나의 행동이나 업적을 빛내서 널리 알리는 행동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일을 아주 열심히 해냈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정이 필요한 때에는 어떠한가?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자면, 묵묵하게 열심히 일을 하는 유능한 여성 MZ가 있다. 그는 항상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워낙 조용한 성격 탓에 동료들에게는 인정을 받지만 상사들은 그가 열심히 하는 것을 잘 모른다. 기여하는 바에 비해서 고과나 승진에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던 그는 항상 불만을 품고 있다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지만 이직을 해서도 똑같은 패턴이 계속되어 우울증에 걸린다.


위에서 예를 들었듯이 MZ는 유능함에도 불구하고, 광을 제대로 팔지 못하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대비해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 이렇게 광을 제대로 팔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 광팔기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여전히 내가 했다고 해도 광을 파는 행동이 여전히 손발이 오그라들고 왠지 얍삽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기 힘들다는 사라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을 해보자. 당신은 항상 일이 우선이고 성과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하는 일은 사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당신에게 얼마나 충분한 여건이 갖춰졌는지 당신 주변의 사람들이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지 인지를 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그 일에 투입되는 자원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업무의 요소라는 점을 생각해 보았는가?


그렇기 때문에 광을 파는 행동이 당신 스스로 잘 나가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사실은 일이 잘되게 하기 위한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떤가? 이래도 광을 파는 행동을 자제해야 할까? 사실 별도로 챕터를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광팔기와 비슷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내정치’도 위의 단락에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의 역할을 한다. 당신의 상사나 동료들과 친밀한 관계를 다스려 놓으면(정치의 정의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인데 사내정치라면 회사 내 관계를 다스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업무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많은 지원을 이끌어 당신의 업무에 대한 열정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한 가지 광을 파는 행동에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내가 광을 파는 그 업적이 실제로 그럴만한 일인가 하는 것이다. 칭찬도 그렇고, 설득도 그렇고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전달하는 그 내용이 실질을 갖추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칭찬을 하는데 그 칭찬을 받는 사람도 스스로에게 인정하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칭찬을 하게 되면 그 진정성을 의심받는데, 내가 좋아하는 무한도전의 한 에피소드에서 여고생들이 박명수에게 ‘잘생겼어요’라고 말하자 박명수가 거짓말하지 말라고 화를 냈었다. 마찬가지로 광을 팔 때에도 정말 빛이 날 만한 일을 가지고 광을 팔아야지 그 효과가 생기게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당신이 실제로 능력을 갖춰야만 광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업적은 쌓지 않고 오로지 광팔이에만 집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미움이 집중되고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홍보를 하는 아주 안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


또한 광팔이를 싫어하는 이유가 되는 남의 공을 가로채는 행동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당신의 욕심에 남의 공을 가로채게 될 경우에 사내의 동료들이나 당신의 상사가 당신이 공을 가로채는 것을 모를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뭐, 모든 사람이 알게 되지는 않을 거고, 운좋게 당신의 상사는 그런 사실을 잘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진짜 그 공을 빼앗긴 사람이 모를 수는 없고, 축하한다. 당신은 사내에 강력한 적을 +1 확보하였다. 결국 당신이 남의 공을 팔아서 광팔이에 성공하여도 최소 제로섬 최악의 경우 당신의 안티팬을 다수 얻게 될 것이다.


‘광팔이’에 대처하는 법


또 한 가지, 당신이 여러 가지 상황에서 광팔이들에 대해서 대처하는 법을 이야기해보자.

우선 당신의 상사가 광팔이일 때를 이야기해보자. 이건 나름 가장 좋은 경우이다. 당신의 상사가 광팔이일 때는 당신이 그가 광을 팔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료를 제공해 주면 당신이 직접 광을 팔지 않아도 최소 그가 당신에 대해 좋은 평가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위에 이야기했듯이 당신이 광을 팔 꺼리를 잘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당신에게는 여러 가지 기회와 자원을 지원해 줘야 할 이유가 생긴다. 물론 많은 광팔이들의 성향상, 실질적인 것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경우에 좋은 평가와 자원의 지원이 따르지 않을 수 있다. 만약에 그런 경우에는 당신도 똑같이 적극적인 광팔기를 시전하면 된다. 당신을 직접 인정하지 않더라도 주변 모두가 당신의 업적을 알게 되면 광팔이 상사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그다음 당신의 동료 중에 광팔이와 함께 일해야 할 때, 이게 좀 피곤한 경우인데 이런 동료와 함께 일할 경우에는 그들이 호시탐탐 당신이 한 일의 공을 가로채려고 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는데 대신 어차피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신과 함께 한 일을 열심히 광팔아주는 것은 어떤 면에서 편하기도 하고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그가 광을 파는 일이 당신이 한 일이라는 점만 명확하게 알리는 노력을 하면 당신은 땅 짚고 헤엄치는 상황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부하직원이 광팔이일 때인데, 이 경우에는 열심히 일을 하면서 자기가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에게 끊임없이 어필할 것이다. 이때에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할 경우(실질적인 성과가 없는데 광을 파는 경우와 동일하다)와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가지고 광을 파는 경우가 2가지 있을 수 있는데, 전자의 상황에서는 당신이 그것을 신경 쓰지 않음을 명확하게 알리는 것을 통해 그런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고,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할 때에만 그들이 갈망하는 칭찬을 해 줌으로써 광파는 부하직원을 길들이도록 하면 된다. 사실 광을 열심히 파는 사람들은 항상 상사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대한 레이더가 발달되어 있고, 나름 센스가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당신이 신호를 보냈을 때 그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할 확률이 그렇지 못할 경우보다 훨씬 높다.


이번 챕터를 마무리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


직장에서의 어필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신 어필을 하려면 제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가지고 어필하라.


그리고 잊지 마라.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인 줄 안다.

노력을 하지 않고 프리라이딩을 하려면 가만히 있어도 별 볼 일 없는 사람 대우를 받아도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절대 가만히 있지 말고 당신이 기여한 바가 빛을 보도록 노력하라.


끝으로 당신도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성공적인 광팔이가 되기를 바란다.


#광팔기 #무고사망자조건부위로금 #자기PR #광팔이

                     

매거진의 이전글 취업, 어떻게 해야하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