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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원 Che Kim Dec 04. 2022

중간관리자는 팔로워십이 중요하다

[직장 20년 차 김프로 생존기]3. 과장 편

대리 편에서 적었던 것처럼 과장은 하나의 '과'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예전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과장이 꽤 높았던 사람이라고 한다.


내 친구 중에 우리보다 더 보수적이고 옛 제도가 더욱 남아있는 일본에서 2000년대 초에 직장생활을 한 친구가 있는데 그때 일본의 과장님은 직원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 다른 직원들보다 한단이 더 높은 자리에 앉아 직원들이 업무 하는 것을 내려다보며 근무를 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지금은 직장에서 수평적인 업무 문화를 장려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인사 적체가 있기도 해서 과장이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본인이 관리자라는 느낌보다는 심화 버전의 실무 담당자라는 생각이 좀 더 정확한 느낌일지도 모른다.


나는 직장을 이직하면서 두 회사 사이의 직급체계가 상이해서 과장 진급을 3년 사이에 2번 경험했는데 두 번째 과장 진급 이후에는 직함이 '프로'로 변경되는 바람에 실질적으로는 과장(광고회사에서는 직급이 높아 보이기 위해서 과장 직급이 없는 경우가 있어 이 경우 '차장'진급이기는 했었다)이 지금까지 마지막으로 직급 상승이 이뤄진 경우이다.


솔직히 말해 과장이 되고 나서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거의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나보다 직함이 높은 중간관리자들께 지침을 받아 수명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고, 그저 월급이 조금 더 오른 게 그나마 가장 와닿는 변화였다.


그러나 사실은 처음 과장으로 진급을 했을 때나 나중에 다시금 과장이 되었을 때에도 미세하게나마 나에게 회사와 동료들의 기대와 역할 변화가 있었던 것을 기억할 수 있는 것 같다.

부서의 대표로서 회의에 참석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후배들과 부장님이나 상무님과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회사의 공식적인 행사 등에서도 이전보다 많은 역할이 주어지기 시작했던 것을 기억한다.


사실 과장을 중간관리자라고 표현했지만 정확하게 분류하자면 요즘 시스템에서는 과장에서부터 부장까지를 중간관리자라고 구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과장은 중간관리자의 입문자 시기라고 보면 될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로써의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OO전자에서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대학 동창이 있다. 이 친구는 일종의 대표자 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리 시절부터 마치 부서장이나 팀장인 것처럼 행동을 해서 주변 사람들이 그 친구의 행동에 대해서 갸우뚱하게 바라보았다는 이야기를 건너 건너 들은 기억이 난다. 이런 사람들이 꽤나 많은데 이 친구는 그런 역할 설정이 남다르게 빨랐던 것 같지만 '과장이 되면?' 챕터에서 이 사례를 드는 이유는 과장이라는 중간관리자의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부서의 대표자로써의 역할을 담당할 마음의 준비와 실질적인 역량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그 친구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 사람들이 다소 받아들이기에 불편해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중간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런 자세가 필요하고 그 친구는 다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빨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에 대한 방증으로 그 친구는 지금 해외 주재원 중에서도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미국 주재 생활을 열심히 하는 중으로 꽤나 성공적인 직장인으로서의 길을 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는 대리 편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과장이 되면 유의해야 할 점과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자.


우선 과장이 되면 어떤 점에 대해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인가? 사실 기본적으로는 대리 시절에 유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내용들이 과장이 되고 나서도 모두 그대로 중요하다. 즉, 지나친 근자감을 조심하고 선후배들과 두루 잘 지낼 수 있는 친화력을 잘 키워야 한다는 점이 우선이다.

거기에 더해 과장(차장 때도 마찬가지인데)이 되고 나면 대리 때와는 다르게 실제로 부서 내에서 중간자적인 위치에 서게 되면서 위아래로 치이고 눈치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더 이상 대리 때처럼 마냥 상사와 회사를 욕하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회사와 상사 헐뜯기에 동참하는 것은 얼마든지 권장하는 바이지만 이제는 헐뜯기의 대상인 현재 회사 상황에 대해서 보다 더 많은 책임의식을 가져주어야 하고 그런 것이 모여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중간관리자의 끝자리인 부장과 임원 후보자에 오를 수 있게 됨을 명심하도록 하자.


또한 해외와 관련된 업무가 많은 회사의 경우에는 이 시기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외 주재의 기회가 주어지는 편이므로 담당지역의 언어를 잘 학습해 두고 해외근무가 가능하도록 준비해 놓는 것도 잊지 말기 바란다.

또한 과장으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어떤 것일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 시기에 필요한 덕목을 정의할 수 있겠지만 나는 감히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함양 그리고 그 두 가지 사이의 균형감을 유지하기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리더십에 대한 책은 나보다 많은 전문가들이 워낙 많은 이야기를 하셔서 굳이 내가 더 많은 말을 더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팔로워십에 대해서 다루고 싶다.


사실 리더십이라는 것은 리더 혼자만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졸병들이 용장의 훈련을 견뎌내지 못하거나 견뎌낼 생각이 애초에 없다면 아무리 대단한 리더도 훌륭한 조직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팔로워십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장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회사에서 중간관리자의 가장 말단이기 때문에 리더십 그룹과 조직원 간의 허리 역할을 하면서 잘 따라가는 역할이 많이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보는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본인은 웃기지 않지만 웃기게 하기 위한 밑받침이 되는 역할을 하는 개그맨들이 있다. 스포츠 중에서도 구기경기의 결과는 골이 들어가는 것에 따라 승패가 결정이 되지만 그 골을 넣기 위한 어시스트라는 기록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렇게 조직의 목표 달성에 결정을 짓는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도움'이 되는 역할을 주로 도맡아서 하는 것이 과장 등의 중간관리자 그룹이 하는 일이다.


여러분도 훌륭한 과장이 되어 다음의 중간관리자 단계를 빨리 넘어 훌륭한 경영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기를 기원한다.


#회사생활 101 #과장 #리더십 #중간관리자 #팔로워십 #대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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