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코로나 3년 차에 들어서던 해. 원래도 건강검진 상 표준 체형에 속한 통통한 체형이던 내 체중은 코로나 2년을 거치며 자그마치 7kg나 불어났다. 가만히 있어도 두꺼운 옷을 입은 듯한 그 갑갑함을 겪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옷 사이즈를 하나씩 늘려야 했고, 그나마 들어가는 옷도 내가 기억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살의 주범은 내가 매일같이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마신 맥주와 와인이었다. 누군가 그랬다. 진정한 알콜중독은 한 번 폭음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매일 마시는 것이라고. 온가족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를 하던 코로나 시절이 나는 너무나 괴로왔다. 삼시세끼는 참 빨리 돌아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시작했지만 단축수업에 휴교도 많아 일정 관리가 되지 않았다. 나는 꽤 오래 재택으로 근무하고 단축근무를 신청해 일도 줄였지만, 집에서 하는 일은 도무지 끝이 나지 않았다. 나에게 유일한 낙은 주방을 마감하며 혼자 또는 줌을 켜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마시는 맥주 한캔, 와인 한잔이었다. 그렇게 2년을 산 결과였다.
하지만 나의 7kg는 단지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중년에 들어가는 내 나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체중이 증가하고 근육이 빠지는 나이.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가 힘들 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지금 생각하면 천운으로 매일 만보를 걷고 카톡으로 인증하는 카톡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혼자서는 하루 천 보도 못걷던 나였는데, 이렇게 함께 하니 걸을만했다. 많이 걸으려고 러닝화인 브룩스 아드레날린을 처음 산 것도 그 때였다.
그렇게 1년 남짓. 하루 만보 걷기는 수월해졌다. 좀더 빨리 걸어서 땀이 나야 개운했다. 23년에서 24년으로 넘어가던 겨울 어느 날이었다. 햇살이 강하던 오전, 땀흘리며 빨리 걷기를 하러 한강으로 나갔다. 길에는 걷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뛰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걷기로는 성에 안차던 나는 문득 생각했다. "나도 한 번 뛰어볼까"
이것이 나와 러닝의 첫 만남이다. 사실 나는 100미터도 뛰지 못한 것 같다. 그런데 숨이 찼다. 온 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것 같았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땀이 흐르자 마치 그 전의 몸을 벗고 새 몸을 장착한 채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너무 힘들어서 나에게, 이 나이에 러닝은 무리일거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달리기, 이것은 나의 러닝 1일차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