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본질은
모든 것을 아우를 만큼 크기에
둘로 나뉠 수 없다.
모든 존재는 움직임이 없으며,
본래부터 고요하다.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어
분별할 길이 끊어졌으니,
진리는 오직 깨달음으로만 알 수 있을 뿐
그 어떤 다른 것으로도
헤아릴 수 없다.
진실한 본성은 깊고도 깊어 쉽게 붙잡히지 않는다.
어떤 것도 고정된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은 조건이 맞을 때 잠시 그렇게 드러날 뿐이다.
하나 안에는 이미 전체가 스며 있고,
전체 또한 하나하나의 관계 속에서 성립한다.
부분과 전체는 서로를 떠나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작은 티끌 하나에도
우주 전체의 구조가 비쳐 있고,
각각의 순간 또한 그러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도
실은 한 순간의 생각 안에 있다.
아주 짧은 한 찰나 역시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품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서로 이어져 있지만
뒤엉켜 혼란스럽지 않다.
각자의 자리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처음 마음을 일으키는 그 순간이
이미 깨달음의 출발점이며 동시에 완성이다.
삶과 죽음, 그리고 열반은
서로 떨어진 세계가 아니라
항상 함께 놓여 있다.
본체와 현상은 따로 나뉘지 않는다.
둘은 깊이 스며 있어, 분별할 틈이 없다.
이 자리는 부처와 보살이 머무는 세계와 다르지 않다.
고요한 삼매의 자리에서
헤아릴 수 없는 가능성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응답하지만,
그 작용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신비에 가깝다.
이로움은 허공에 내리는 비처럼 두루 퍼지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그릇만큼 받아 간다.
그러므로 수행자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려면
끊임없이 일어나는 망상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붙잡지도 말고, 흘려보내야 한다.
조건에 매이지 않는 지혜는
필요한 것을 스스로 드러내고,
각자의 삶 속에서 살아갈 힘을 마련해 준다.
그 지혜는 마르지 않는 보물 창고와 같아
세계 전체를 밝히고 단단하게 세운다.
마침내 본래의 자리,
치우침 없는 중심에 앉게 되면
처음부터 움직인 적 없던 그 자리를
사람들은 ‘부처’라 부른다.
義相祖師法性偈(의상조사법성게)
義相祖師法性偈(의상조사법성게)
法性圓融無二相 (법성원융무이상) 법의성품 원융하여 두모양이 본래없고
諸法不動本來寂 (제법부동본래적) 모든법이 동함없이 본래부터 고요해라
無名無相絶一切 (무명무상절일체) 이름없고 형상없고 온갖것이 끊겼으니
證智所知非餘境 (증지소지비여경) 참지혜로 알일일뿐 다른경계 이니로다
眞性深心極微妙 (진성심심극미묘) 참된성품 심히깊어 지극히 미묘하니
不守自性隨緣成 (불수자성수연성) 자기성품 고집않고 인연따라 이루더라
一中一切多中一 (일중일체다중일) 하나 중에 일체있고 일체중에 하나있어
一卽一切多卽一 (일즉일체다즉일)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니라
一微塵中含十方 (일미진중함시방) 한티끌 그 가운데에 시방세계 머금었고
一切塵中亦如是 (일체진중역여시) 일체의 티끌속도 낱낱이 또한 같네
無量遠劫卽一念 (무량원겁즉일념) 한이없는 머나먼 무량겁이 일념이요
一念卽是無量劫 (일념즉시무량겁) 일념이 한이없이 머나먼 겁이어라
九世十世互相卽 (구세십세호상즉) 구세도 십세도 서로서로 즉했으니
仍不雜亂隔別成 (잉불잡란격별성) 이렇게 잡란없이 따로따로 이루었네
初發心時便正覺 (초발심시변정각) 초발심 그 순간이 정각을 이룬때요
生死涅槃常共和 (생사열반상공화) 생과 사와 열반의길 항상서로 함께했고
理事冥然無分別 (이사명연무분별) 이와사가 아득하여 분별할 길이없고
十佛普賢大人境 (십불보현대인경) 열부처님 보현보살 큰사람의 경계일세
能仁海印三昧中 (눙인해인삼매중) 해인삼매 그가운데 온갖것을 갈무리고
繁出如意不思議 (번출여의부사의) 불가사의 여의주를 마음대로 드러내어
雨寶益生滿虛空 (우보익생만허공) 온갖보배 비내리어 일체중생 이익하니
衆生隨器得利益 (중생수기득이익) 중생들이 그릇따라 온갖이익 얻음이라
是故行者還本際 (시고행자환본제) 이까닭에 불자들은 본제에 돌아가서
파息妄想必不得 (파식망상필부득) 망상심 쉬잖으면 얻을것이 바이없네
無緣善巧捉如意 (무연선교착여의) 인연없는 방편지어 여의주를 잡아쥐면
歸家隨分得資糧 (귀가수분득자량) 고향집에 돌가서 분수따라 양식얻네
以陀羅尼無盡寶 (이다라니무진보) 이다라니 무진법문 끝임없는 보배로서
莊嚴法界實寶殿 (장엄법계실보전) 온법계를 장엄하여 보배궁전 이루고저
窮坐實際中道床 (궁좌실제중도상) 영원토록 참된법의 중도상에 편히앉아
舊來不動名爲佛 (구래부동명위불) 미래세에 영원토록 그이름 부처일세
『화엄경』(대방광불화엄경)은 불교 대승경전의 꽃이라 불리는 경전입니다. 내용이 방대하고 심오해서 "경전의 왕"이라는 별칭도 있죠.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화엄'은 "잡꽃으로 엄飾(장식)한다"는 뜻입니다.
온갖 꽃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듯, 세상의 모든 존재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게 꾸미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화엄경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철학은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하나가 곧 전체요, 전체가 곧 하나라는 뜻입니다.
• 중중무진(重重無盡): 인드라망(하늘의 그물) 비유처럼, 그물코마다 달린 구슬들이 서로를 비추며 끝없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원효대사의 해골물 일화로도 유명한 이 구절이 바로 화엄경의 핵심 구절 중 하나입니다.
화엄경의 마지막 장인 '입법계품'에는 선재동자라는 청년이 등장합니다. 그는 진리를 찾기 위해 53명의 스승(선지식)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 스승 중에는 비구뿐만 아니라 의사, 장사꾼, 심지어 유녀도 있었습니다.
• 이는 "삶의 모든 현장과 만남이 곧 수행의 길"임을 시사합니다.
"나와 타인, 그리고 온 우주가 사실은 거대한 하나의 생명 공동체임을 깨닫고, 그 속에서 부처처럼 살아가는 법을 설한 경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