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진 풍력발전기는 금빛 날갯짓을 멈췄다
중단된 기계들의 침묵은 먼지 폭풍을 몰고 왔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짐을 이고 터를 떠난다
굉음이 침묵을 깨고 팽팽한 어둠을 뚫었다
새빨간 두 발 자전거는 그 주인을 잃었고
그늘이 드리워진 작은 아이의 두 신발만
하늘을 향해 피 묻은 울음을 토해내고 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생명을 죽이는 일은 없어야만 한다
사람이다 그저 사람이다
어제 반갑게 인사하던 우리네 이웃이다
집단과 무리가 사람을 굴복시켜
거센 바람에 쓰러진 갈대처럼
생명을 짓밟을 권리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하얀 모자를 쓴 아이는 아빠를 떠나보낼 수 없다
떠나야 하는 아버지는 아이의 손을 놓을 수 없다
고집 센 먼지 폭풍이 불러올 피의 안개는
작은 생명이라도 함부로 다룰 수 없으며
언젠가는 폭풍의 하수인이 감당하게 될
운명의 수레바퀴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