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by 선우

잠이 든 개는 짖지 않는다

노을마저 입을 열지 않는 밤


눈을 감은 늑대는 물지 않는다

노을마저 생각에 잠긴 밤


입 안에서 살살 굴려본다

사라지지 않을 고통을

잊히지 않은 공포를


서걱서걱

잘려나가는 생각의 가지들

타앙타앙

명중하고서야 거두는 의심의 눈초리들


눈을 뜬 개는 섣불리 짖지 않는다

칠흑같이 새까만 밤과

별빛같이 빛나는 두 눈


잠에서 깬 늑대는 섣불리 물지 않는다

다만 설렁설렁

먹이의 주위를 맴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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