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케팅 이야
매년 여름이 끝날 무렵, 미국 대학가에서는 특별한 소비 시즌이 시작됩니다. 바로 백투칼리지(Back-to-College) 마케팅 시즌입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교재와 생활용품을 준비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소셜 미디어, 특히 TikTok의 RushTok(소로리티 리크루팅 영상)과 Haul 콘텐츠 문화가 결합하면서 Z세대의 쇼핑 텐트폴(tentpole) 이벤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미국 대학생과 가족의 백투칼리지 소비 규모는 약 888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학생 1인당 평균 1,325달러 이상을 지출한다고 합니다. 단순한 소비 시즌을 넘어, 이제는 브랜드들이 캠퍼스를 ‘콘텐츠 엔진’으로 활용하는 무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Poppi입니다. 펩시코에 인수된 이 프리바이오틱 소다는 “올해 백투칼리지를 장악한다”는 목표로, 미국 전역 700개 캠퍼스에 100만 캔 이상을 뿌렸습니다. 특히 430,000여 캔은 소로리티 전용 맞춤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학생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피드, 틱톡 영상에 자연스럽게 등장했습니다.
Poppi는 이를 통해 매일 1,000개 이상의 인스타 스토리, 200여 개의 틱톡 영상 노출을 얻었고, KPI는 작년 대비 4배 성장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발적 콘텐츠 생성 → 브랜드 문화 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셈입니다.
백투칼리지 마케팅에서 핵심은 “연예인보다 내 옆자리 친구 같은 크리에이터”입니다.
Poppi는 RushTok에서 주목받는 학생 크리에이터와 직접 DM을 통해 실시간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Skims, Tarte, Nuuds, Moroccanoil 등 다양한 브랜드도 소로리티 관련 인플루언서와 파트너십을 맺어 자연스럽게 Gen Z 타깃에 다가갔습니다.
YPulse 조사에 따르면 18~24세의 80%가 “브랜드가 일반인 혹은 UGC 크리에이터와 협업할 때 더 호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거대 셀럽보다 로컬·친근·리얼리티 기반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전략이 효과적임을 보여줍니다.
Poppi는 지난해 120명이었던 캠퍼스 앰배서더를 올해 200명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2배 확대를 예고했습니다. Glow Recipe, Alani Nu, 그리고 Alex Cooper의 팟캐스트 네트워크(Unwell University)도 비슷한 방식으로 학생 앰배서더를 조직해, 캠퍼스 내 자발적 브랜드 홍보 채널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기적 바이럴을 넘어서, 브랜드가 대학생과 지속적으로 교감하며 ‘생활 속 브랜드 경험’을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Urban Outfitters는 작년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올해 “UO Haul” 플랫폼을 런칭했습니다.
졸업 시즌부터 소비자를 공략해 선물 패키지, 스캐빈저 헌트, 캠퍼스 공연을 기획.
틱톡에서는 Katseye 걸그룹과 협업한 UO Haul 콘텐츠로 Z세대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동시에 오프라인 콘서트(UO Live), 팝업 이벤트, Chipotle와의 협업 굿즈까지 연결해, 온라인–오프라인 융합형 브랜드 경험을 선보였습니다.
Walmart, Target, Hollister 등도 학생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Haul 콘텐츠를 대거 제작하며, 소셜 미디어 상의 구매 인증 → 동년배 소비 자극 →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백투칼리지 마케팅은 단순히 교재나 가구를 파는 시즌이 아닙니다.
소셜미디어 네이티브 세대의 특성: Z세대는 소비 행위 자체를 콘텐츠화하며, 브랜드는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나노/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중심 전략: 대형 셀럽보다 친근하고 현실적인 크리에이터가 더 큰 영향력을 가짐.
온·오프라인 통합 경험: 캠퍼스 공연, 팝업 이벤트, 굿즈 협업 등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브랜드 문화 구축의 기회.
장기적 관계 구축: 캠퍼스 앰배서더와 인턴십 프로그램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차세대 소비자와 장기적 접점을 마련하는 전략.
백투칼리지는 더 이상 단순한 학기 준비 시즌이 아닙니다. 브랜드에게는 “캠퍼스를 문화적 허브이자 콘텐츠 엔진으로 전환하는 거대한 마케팅 무대”입니다. Poppi가 보여준 대규모 시딩, Urban Outfitters의 캠퍼스 공연, Chipotle의 대학 전용 리워드 프로그램은 모두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합니다.
Z세대에게 대학 생활은 소비가 아니라 자기 표현이며, 브랜드는 그 표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