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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콘텍스트’다

2025년 현재, 광고 산업은 말 그대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다. SEO와 배너 광고에서부터 모바일·소셜 플랫폼, 인플루언서, 숏폼 영상,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까지 광고 채널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AI’라는 거대한 변수까지 더해지며 광고의 본질을 다시 묻게 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광고의 근본적 목적은 여전히 ‘더 많이 팔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결정을 돕고, 정보를 제공하고, 설득하며, 때로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이 진정한 광고의 역할이다. 문제는 기술과 미디어가 지나치게 전면에 나서면서, 이 메시지를 담아내는 스토리텔링이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텔링이 아닌 ‘콘텍스트’가 왕이 되는 시대

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말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단순한 매체 활용 그 이상을 원한다. 그들은 브랜드가 사회적 가치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윤리적 기준을 어떻게 실천하는지를 날카롭게 바라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변곡점이 생겼다. 스토리텔링만으로는 부족하다. 스토리의 배경과 맥락, 즉 ‘콘텍스트(Context)’가 광고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콘텍스트 없는 메시지는 쉽게 오해된다. 단편적인 클립, 스크롤 속 밈, 잘린 문장들은 소비자에게 진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반대로, 맥락이 풍부한 메시지는 주목을 끌 뿐만 아니라 ‘왜 중요한지’를 설득한다. 소비자가 그 광고의 의미를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만든다.

2030년대의 광고는 단순히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되고 공감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콘텍스트 크리에이터’의 등장

이제 광고 업계에는 새로운 역할이 생겼다. 바로 콘텍스트 크리에이터(Context Creator).

광고회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뿐 아니라, ‘최고 콘텍스트 책임자(Chief Context Officer, CCO)’라는 새로운 직책을 두고 있다. 이들은 정치, 사회적 가치, 문화적 코드, 국제 정세까지 교차하는 복잡한 현실 속에서 광고 메시지를 맥락화하고 해석하는 전문가다.

문화적 민감성: 단순한 번역이나 현지화가 아니라, 그 사회가 가진 맥락을 반영해야 한다.

감정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소비자가 지금 느끼는 불안, 기대, 욕망을 파악하고 반영해야 한다.

기술의 보완적 역할: AI와 데이터는 메시지를 단순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맥락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한국 브랜드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히는 장벽 중 하나가 바로 ‘콘텍스트 부재’다.

제품의 성능과 가성비만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은 현지 소비자에게 ‘소음(noise)’처럼 느껴진다.

반면, 현지 맥락에 맞춘 스토리는 훨씬 더 빠르게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다. 예컨대, K-뷰티 브랜드가 단순히 ‘효과적인 성분’을 강조하는 대신, 현지에서 중요시되는 ‘자기표현’이나 ‘지속가능성’의 맥락을 담을 때 훨씬 더 강력한 반응을 얻는다.


소음을 넘어서 ‘의미’를 주는 광고

앞으로의 광고는 단순히 더 많은 노출을 확보하는 싸움이 아니다. “콘텐츠(Content) 없는 콘텍스트(Context)는 존재할 수 없지만, 콘텍스트 없는 콘텐츠는 그저 백색 소음(white noise)”에 불과하다.

2030년,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은 가장 시끄럽거나 가장 새로운 기술을 가진 캠페인이 아니다.

소비자의 삶과 맥락을 연결짓고,

문화적 의미를 제공하며,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키는 광고야말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결국 콘텍스트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더 많이 파는 것’을 넘어, ‘더 깊이 연결되고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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