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 드디어 ‘Gen Alpha’를 정조준하다
15세 인플루언서가 만든 브랜드 Sincerely Yours
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는 이제 포화 상태다. 다음 타깃은? 바로 Gen Alpha(2010~2024년생). 글로벌 리서치 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2029년까지 Gen Alpha의 구매력은 무려 5.5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아직은 10대 초반이 대부분이지만, 이 세대가 이미 뷰티 시장의 강력한 ‘얼리 어답터’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Gen Alpha와 뷰티: ‘놀이’에서 ‘진짜 소비’로
Gen Alpha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다. 이들은 Bubble, Byoma 같은 10대 친화 스킨케어 브랜드는 물론, 밀레니얼 세대의 ‘잇템’이었던 Drunk Elephant까지 자신들의 뷰티 아이콘으로 흡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10대 피부에 맞춘 전문적이면서도 ‘쿨’한 브랜드는 많지 않았다. 바로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세포라의 새로운 전략이다.
인플루언서 주도의 브랜드, Sincerely Yours
2024년 9월 6일, 세포라는 특별한 신인 브랜드를 론칭한다. 이름은 Sincerely Yours. 브랜드의 얼굴은 무려 15세 메가 인플루언서 Salish Matter와 그의 아버지이자 3,2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Jordan Matter다.
첫 출시 라인업 Kindly Clean Hydrating Cleanser ($22) Hit Fresh Soothing Serum Mist ($24) So Soft Lightweight Moisturizer ($26) Sunny Side Up Mineral Sunscreen ($28)
이 제품들은 세포라의 Clean 기준을 충족하며, 피부과 전문의와 화장품 연구진이 함께 개발했다. 또한 30명 이상의 10대 자문단과 6만 명 규모의 팬 커뮤니티 피드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존 브랜드와 차별성을 가진다.
“쿨하면서도 안전해야 한다” — Gen Alpha의 니즈
Salish는 “우리 세대는 안티에이징이나 10단계 루틴이 필요 없다”며 “안전하고 검증된 성분이면서도 디자인적으로 ‘쿨’한 브랜드를 원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Sincerely Yours의 패키징은 민트, 버터 옐로우, 오키드 퍼플 같은 파스텔 톤으로, ‘아이 같지 않으면서도 유쾌한’ 무드를 강조한다.
이는 Gen Alpha가 단순히 귀여운 패키징에 만족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우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브랜드 네이밍 역시 어른들이 제안한 후보보다, 10대들이 선택한 ‘Sincerely Yours’가 채택되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세포라의 전략적 한 수
세포라는 이미 Z세대를 공략하며 트렌드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제 “뷰티의 조기 소비 세대”를 선점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었다. Gen Alpha는 온라인 뷰티 콘텐츠에 몰입하면서도, 여전히 Sephora 오프라인 매장 체험을 강하게 원한다. 이번 론칭이 단순한 신규 브랜드 입점이 아니라, 세포라의 Gen Alpha 시장 장악 선언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마케팅적 시사점
인플루언서 주도의 브랜드화: 단순 협업이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창업자·의사결정자로 참여하는 모델이 강화되고 있다.
커뮤니티 기반 공동 창작(Co-Creation): 팬덤을 브랜드 개발 단계부터 참여시켜, 소유감을 부여하는 방식은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Gen Alpha의 ‘진지함 욕구’: 귀엽거나 아기자기한 것을 넘어, 자신들을 하나의 ‘소비 주체’로 존중하는 브랜드에 끌린다.
세포라의 포지셔닝 전환: Gen Z → Gen Alpha로 이어지는 고객 생애주기를 선점함으로써, 뷰티 리테일의 ‘평생 파트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Gen Alpha의 뷰티 세대 선언
“뷰티는 이제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다.” Sincerely Yours의 탄생은 단순한 신제품 론칭이 아니라, Gen Alpha가 뷰티 시장의 정식 플레이어로 인정받는 순간이다.
앞으로 이 세대의 뷰티 키워드와 미학은 아직 정립 중이다. 하지만 “우리도 진지하게 대우받고 싶다”는 메시지에서 출발한 Sincerely Yours는, Gen Alpha 뷰티 문화를 정의하는 첫 퍼스트무버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