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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아마존, 광고 생태계에서 손잡다

경쟁자이자 파트너가 된 스트리밍 거인의 전략적 협력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스트리밍 산업의 두 거물, 넷플릭스(Netflix)와 아마존(Amazon)이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손을 잡았습니다. 바로 광고입니다.

최근 두 회사는 넷플릭스 광고 인벤토리를 아마존의 DSP(Demand-Side Platform, 수요 측 플랫폼)를 통해 판매하는 협력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휴를 넘어, 급변하는 CTV(Connected TV) 광고 판도의 핵심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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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넷플릭스는 아마존을 선택했을까?

넷플릭스는 2022년 광고 사업에 진출하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첫 파트너로 삼았지만, 이후 자체 광고 서버를 구축하고 구글 DV360,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 야후 등 여러 DSP와 협력 관계를 확대해왔습니다. 그중 아마존 DSP 합류는 특히 의미가 큽니다.

프리미엄 광고 수요 확보: 아마존 DSP는 이미 디즈니, 로쿠(Roku), NBCUniversal 등과 협업하며 글로벌 광고주의 주요 허브로 자리 잡았습니다. 넷플릭스가 광고 재고를 이 플랫폼에 열면, 보다 폭넓은 광고 수요를 손쉽게 흡수할 수 있습니다.

업프론트(Upfront) 경쟁력 강화: 매년 5월 열리는 미국 광고 업계의 빅 이벤트인 업프론트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광고주들에게 더 다양한 구매 경로와 투명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데이터·클린룸 협업: 아마존 퍼블리셔 클라우드와 연계된 클린룸 기술을 통해, 넷플릭스는 광고주와 보다 정밀한 데이터 분석과 캠페인 성과 측정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DSP의 확장 전략

아마존은 단순히 리테일 미디어 강자가 아닙니다. 2025년 2분기에만 157억 달러의 광고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최대 광고주이자 미디어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아마존 DSP는 프리미엄 퍼블리셔 풀(Premium Publisher Pool)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등과의 협력에 이어 넷플릭스가 합류하면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원스톱’으로 주요 CTV 플랫폼을 아마존 DSP에서 집행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됩니다.

폴 코타스(Paul Kotas) 아마존 광고 수석 부사장은 “광고주의 TV 플래닝과 구매 과정을 단순화하고자 한다”고 밝히며, DSP를 CTV 광고의 ‘메인 게이트웨이’로 성장시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습니다.


경쟁자인 동시에 파트너인 관계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본질적으로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자라는 사실입니다.

미국 TV 시청 점유율(Nielsen The Gauge, 7월 기준) 유튜브: 9.4% 넷플릭스: 8.8% 디즈니(디즈니+·훌루 등 합산): 9.2% 프라임 비디오: 3.8%

넷플릭스는 여전히 시청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광고 수익 확대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 자체뿐 아니라 DSP·리테일 미디어·퍼블리셔 클라우드를 통해 광고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려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결국 두 회사는 콘텐츠 영역에서는 경쟁자, 광고 영역에서는 협력자라는 이중적 관계를 택한 셈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넷플릭스는 올해 미국 내 광고 매출만 2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eMarketer). 아마존과의 제휴는 이 목표 달성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동시에 아마존은 넷플릭스를 통해 DSP의 프리미엄 광고 풀을 완성하며, TV 광고 시장 내 지배력을 한층 강화합니다.

이번 협력은 “스트리밍 전쟁 2막은 콘텐츠가 아니라 광고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앞으로 브랜드와 마케터들은 넷플릭스와 아마존 DSP의 시너지 속에서 더욱 정교한 데이터 기반 TV 광고를 집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케팅 인사이트

광고 플랫폼 다변화: 스트리밍 플랫폼은 광고 수익 확대를 위해 DSP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고 있음.

데이터·클린룸 중요성: 퍼블리셔-광고주 간 데이터 협력은 성과 측정과 효율 최적화의 핵심으로 부상.

경쟁과 협력의 공존: 스트리밍 기업들은 콘텐츠에서는 경쟁하지만, 광고에서는 협업하며 생태계를 확장.


결론적으로, 이번 넷플릭스-아마존의 협력은 단순한 플랫폼 간 광고 제휴를 넘어, CTV 광고 시장의 판도 변화를 알리는 구조적 전환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스트리밍 기업의 수익 모델 전환을 보여줍니다. 구독 기반 모델만으로는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넷플릭스는 광고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적극 키우고 있습니다. 이번 제휴는 광고 매출을 빠르게 확대하려는 넷플릭스의 ‘스케일 전략’의 일환입니다.


둘째, 아마존 DSP의 지배력 강화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 광고주는 아마존 DSP 하나로 넷플릭스, 디즈니, NBCU, 파라마운트 등 주요 CTV 재고를 한 번에 집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곧 아마존이 ‘CTV 광고 시장의 관문(Gateway)’으로 자리 잡는다는 뜻입니다.


셋째,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공식을 보여줍니다. 콘텐츠 경쟁에서는 적대적인 라이벌이지만, 광고 생태계에서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협력자로 변모할 수 있음을 이번 사례가 증명합니다. 스트리밍 업계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코피티션(Co-opetition, 협력적 경쟁)’이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넷째, 광고주와 브랜드에게는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더 많은 프리미엄 인벤토리와 정교한 데이터 기반 집행이 가능해지는 동시에, 아마존 DSP 중심의 광고 생태계 집중이 ‘플랫폼 종속 리스크’를 강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제휴는 단순히 넷플릭스의 광고 매출 확대나 아마존 DSP의 파트너 확장을 넘어, 글로벌 스트리밍 및 디지털 광고 시장 전체의 권력 지형이 재편되는 과정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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