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비즈니스의 다음 승부수
메타(Meta)가 자사의 핵심 성장 엔진인 광고 비즈니스를 위해 구글의 인공지능 모델 Gemini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메타 내부 관계자들은 구글 클라우드 팀과 논의하며, 메타의 광고 추천 시스템에 구글의 Gemini와 오픈소스 Gemma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논의는 메타가 자체 AI 연구에서 겪고 있는 난관과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간 AI 협업과 경쟁의 복합적 양상을 잘 드러낸다.
메타의 2023년 매출은 1,645억 달러(약 220조 원)에 달했으며, 그 대부분이 광고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광고 타게팅과 추천의 정교화는 메타가 생존과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크 저커버그는 “비즈니스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알려주면, 나머지는 메타가 모두 알아서 해결하는 구조”를 이상으로 제시했다. 이 비전은 단순히 광고 효율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AI 기반 자동화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적 방향성을 담고 있다.
문제는 메타의 자체 AI 모델인 LLaMA와 새롭게 출범한 Superintelligence Labs가 아직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 연구원은 이를 “전이성 암(metastatic cancer)”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난맥상이 깊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메타가 외부 솔루션을 검토하는 것은, 사실상 ‘AI 갭’을 메우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메타가 구글을 선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글의 Gemini 2.5 모델은 이미 오픈AI의 GPT 계열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차세대 Gemini 3도 사전 학습 단계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메타가 원하는 영역—광고 문구 요약, 콘텐츠 이해, 타게팅 최적화는 바로 멀티모달 AI와 대규모 언어모델의 강점이 발휘되는 지점이다. 구글이 최근 1년간 보여준 모델 성능 개선은, 경쟁사들이 단순한 벤치마킹을 넘어 실제 협업 파트너로 고려할 만큼 눈에 띄는 발전이었다.
메타와 구글의 논의는 단순한 기술 협업 이상의 전략적 함의를 지닌다.
단기적 보완재: 메타는 구글의 모델을 통해 자사 AI의 공백을 메우고, 광고 효율성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장기적 견제와 학습: 자체 LLaMA 모델과 구글 Gemini를 비교·벤치마킹하며 연구 역량을 축적할 수 있다.
AI 인프라 통합: 이미 메타는 구글 클라우드와 6년간 100억 달러 규모의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모델·인프라의 결합은 메타의 AI 운영 비용을 안정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궁극적으로 메타의 목표는 외부 의존도를 최소화한 독자적 AI 광고 생태계 구축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구글과의 협업은 ‘다리 역할(bridge)’을 하며, 당장의 경쟁력 유지를 가능케 할 것이다.
이번 논의는 광고·마케팅 업계에도 중요한 시그널을 던진다.
광고 최적화의 중심축이 AI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마케터는 타게팅·카피라이팅·성과 측정을 모두 AI와 함께 설계하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플랫폼 독립성의 모호화가 진행 중이다. 메타와 구글처럼 경쟁사이자 협력사로 얽히는 구조가 보편화되면서, 브랜드들은 단일 플랫폼 의존을 줄이고 멀티플랫폼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메타가 Gemini를 활용하려는 이유는 결국 자사 광고 데이터와 결합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즉, 각 브랜드 역시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확보·정제해 AI 학습과 최적화에 활용하는 전략이 필수가 될 것이다.
메타가 구글 Gemini를 고려하는 것은 자존심이 아닌 생존과 속도의 문제다. AI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더 나은 광고 성과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가’이기 때문이다.
이번 움직임은 곧 광고 AI 시장의 대격변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앞으로의 경쟁은 개별 모델의 성능 싸움이 아니라, 데이터·인프라·비즈니스 생태계를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힘에서 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