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를 ‘잘못’ 써온 10년

이제 크리에이터를 ‘브랜드 채널’로 다시 생각할 때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지난 10년간 디지털 마케팅은 매번 새로운 플랫폼과 알고리즘의 등장에 흔들려왔다.

그 결과, ‘크리에이터 마케팅’은 늘 단기 판매 중심의 전술로 소비되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IPA와 WPP의 대규모 연구 결과는 이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크리에이터는 디지털 최초의 브랜드 빌딩 채널이다.”


1. 마침내, 크리에이터의 ‘진짜 ROI’를 증명하다

IPA가 발표한 이번 연구는 220개 이상의 이코노메트릭스(경제통계) 연구, £1.33억(약 2,300억 원) 규모의 크리에이터 캠페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28개국, 36개 카테고리, 144개 브랜드의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는 명확했다.

단기 ROI: 크리에이터는 TV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13주 내 ROI를 달성했다.

장기 ROI: 2년간 추적 시, 모든 미디어 채널 중 가장 높은 장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랜드 빌딩 효과: 크리에이터는 디지털 매체 중 유일하게 지속적인 브랜드 자산 효과를 입증했다.

즉, 지금까지의 ‘팔로워 기반 단기 매출 도구’로서의 인식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2. “팔기”가 아니라 “쌓기”의 시대

Les Binet의 최신 IPA 리서치 <Go Big or Go Home> 또한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광고비 지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11% 감소했다.
이는 우리가 시선을 TV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기며 ‘즉각적인 성과’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데이터는 크리에이터가 단기 세일즈뿐 아니라, 장기적 브랜드 구축의 핵심 매체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크리에이터를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아닌 ‘브랜드 빌더(Brand Builder)’로 바라봐야 한다.


3. 크리에이터 ≠ 인플루언서

필자는 “Influencer”라는 단어 대신 “Creator”를 고집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영향력’보다는 ‘창의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케팅 이론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플랫폼과 팬심의 알고리즘을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세대다.

그렇다면 마케터의 역할은?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큰 아이디어(creative platform)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크리에이터가 그들의 언어로 재해석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4. “운 좋은 바이럴”이 아니라 “전략적 크리에이티브”

현재 크리에이터 캠페인의 품질 편차는 TV 광고 대비 두 배 이상이다.
이는 우리가 ‘좋아 보이는 크리에이터’를 무작위로 섭외하고,
그들이 알아서 콘텐츠를 만들게 내버려 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System1의 연구는 분명히 말한다.

감정적이고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Emotional & Distinctive Creative)가 장기 브랜드 효과를 극대화한다.
브랜드를 콘텐츠 초반에 드러내는 단순한 전략만으로도 광고 효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이제 크리에이터 마케팅은 더 이상 “운에 맡긴 복권”이 아니다.
전략적 설계와 크리에이티브 관리가 결합될 때,
그 효과는 TV 이상의 장기 자산으로 전환된다.


5. 마케터가 다시 주도권을 잡을 때

우린 에이전시에겐 수십 번의 피드백을 주면서, 크리에이터 콘텐츠에는 ‘그냥 올려도 괜찮겠지’라며 쉽게 넘어가곤 했다. 그러나 이제 크리에이터를 하나의 ‘브랜드 빌딩 채널’로 관리해야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일관된 톤앤매너

플랫폼별 최적화된 크리에이티브 구조

감정적 연결과 명확한 브랜드 노출 타이밍

이 세 가지가 결합될 때, 크리에이터는 단기 판매뿐 아니라 브랜드의 장기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번 IPA 연구는 단순히 ‘크리에이터 ROI’를 증명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브랜드 빌딩 패러다임을 제시한 선언이다.

앞으로의 성공적인 브랜드는 팔로워 수가 많은 인플루언서를 찾는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 스토리를 함께 쌓아갈 크리에이터를 설계할 줄 아는 브랜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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