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cle이 Nvidia 칩을 빌려주는 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
AI 산업의 성장은 모든 기업에게 ‘황금 러시’처럼 보인다. 특히 OpenAI, Anthropic, xAI 같은 생성형 AI 스타트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폭발적으로 소비하면서, 클라우드 제공자—즉 Amazon, Microsoft, Google, 그리고 최근의 Oracle—은 앞다투어 GPU 서버 확보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이 화려한 겉면 뒤에는 의외의 진실이 숨겨져 있다.
AI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수익성이 낮은 호황’이라는 역설적 구조 위에 서 있다.
지난달 Oracle은 향후 5년간 OpenAI와 기타 AI 기업들에 클라우드 서버를 임대해 총 3,8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 발표했다.
이 소식에 Oracle 주가는 2025년 들어 가장 빠르게 성장한 메가캡 주식이 되었다. 하지만 내부 문건이 보여주는 현실은 다르다.
Oracle의 GPU 서버 렌탈 사업의 최근 1년 평균 총이익률은 16%에 불과했다. 8월로 끝난 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9억 달러에 이익은 고작 1억 2,500만 달러—즉 매출 1달러당 14센트에 불과했다.
이는 일반 리테일 기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익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명확하다.
GPU 서버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전력비, 인력비, 감가상각비가 모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Nvidia의 최신 칩을 설치할 때마다 Oracle의 마진은 다시 낮아진다. 실제로 OpenAI 전용 데이터센터(텍사스 애빌린 지역)에 새 칩이 들어가면서, Oracle의 GPU 클라우드 마진은 20%대에서 ‘저(低) 10%대’로 급락했다.
AI 연산은 전통적인 클라우드 서버와 달리 고가의 GPU와 네트워크 장비를 요구한다. 이 장비를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컴퓨팅을 판매해 얻는 수익’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AI 스타트업들과의 계약 구조도 문제다. Oracle과 같은 클라우드 업체들은 OpenAI, Meta, ByteDance 같은 대형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공시 가격 대비 대폭 할인된 GPU 렌탈 요금을 제공하고 있다.
즉, 고객을 잡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구조인 셈이다. 그 결과, Oracle의 GPU 서버 매출이 전체 클라우드 매출의 27%까지 늘었지만 총이익률은 오히려 회사 전체 평균(70%)을 크게 갉아먹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Oracle의 전체 수익 구조는 장기적으로 더욱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AWS나 Google Cloud는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하지만, Oracle은 Crusoe 같은 외부 업체로부터 시설을 임대한다. 이는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는 대신, 장기적으로는 운영비가 고정적으로 누적되는 구조적 약점을 낳는다.
Oracle의 CFO 사프라 캐츠(Safra Catz)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부동산은 우리의 전문 분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즉, Oracle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있어 자산 소유보다 속도와 확장성을 택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Nvidia 칩 가격이 폭등하는 현 시점에서는 비용 리스크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Oracle의 GPU 클라우드 매출 중 약 80%가 상위 5개 고객—OpenAI, Meta, ByteDance, xAI, Nvidia—에 집중돼 있다. 특히 최근 3개월간 체결된 3,170억 달러 규모의 계약 중 대부분이 OpenAI 단일 고객에게서 발생했다.
이런 집중 구조는 위험하다. 만약 OpenAI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다른 클라우드로 이전할 경우
Oracle의 GPU 사업은 단숨에 흔들릴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최신 Nvidia 칩(블랙웰 시리즈)의 도입 초기 손실이다. Oracle은 새 칩 배치 이후 고객 이용률이 60~90% 수준에 그치면서, 단 3개월 만에 약 1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AI 클라우드는 ‘완전 가동률’을 전제해야 수익이 나지만,
AI 고객들은 프로젝트 특성상 불규칙한 사용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Oracle의 사례는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 시대의 진짜 수혜자는 누구인가?
OpenAI 같은 모델 개발 기업?
Oracle처럼 GPU를 임대하는 클라우드 기업?
아니면 GPU를 공급하는 Nvidia?
답은 명확하다.
지금의 ‘AI 붐’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높은 마진을 확보한 기업은 Nvidia다.
Oracle, Microsoft, Google 모두 Nvidia 칩을 쓰면서 마진 압박을 받고 있고,
이 칩을 생산하는 Nvidia는 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이익을 갱신하고 있다.
Oracle은 ‘AI 인프라의 허브’가 되었지만, 그 허브를 돌리는 엔진은 여전히 Nvidia가 쥐고 있다.
Oracle의 내부 데이터는 AI 인프라 사업이 결코 단순한 성장 스토리가 아님을 보여준다.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지만, 마진은 오히려 줄고 있다.
AI를 위한 클라우드는 지금 ‘규모의 경제’와 ‘비용의 함정’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산업이다.
향후 Oracle이 이 구조를 극복하려면
① GPU 임대 단가 인상,
② 자체 데이터센터 확충,
③ Nvidia 외 대체 칩(AMD, 자체 ASIC 등)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AI 산업의 다음 과제는 ‘속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익성’이다.
Oracle의 사례는, AI 시대에도 결국 “규모보다 효율이 이긴다”는 고전적 경영 진리를 다시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