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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2025 총정리: AI를 넘은 인간의 마법

창의력의 심장이 다시 뛰고 있다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 제72회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2025)가 막을 내렸습니다. 150시간이 넘는 세션, 500여 명의 연사들, 그리고 전 세계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모인 이곳에서 확인된 건 단 하나였습니다.

"기술은 진화하지만, 사람은 여전히 브랜드의 심장이다."

WPP가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회사로 선정된 가운데, 푸에르토리코·체코·우루과이 등 신흥 국가들의 그랑프리 수상도 돋보였죠. 그럼, 올해 칸을 달군 6가지 핵심 트렌드를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AI vs 인간, 진짜 창의력의 주인은 누구인가?

“AI는 도구, 감정은 무기”

AI는 올해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하지만, 그 중심엔 언제나 사람의 감정과 직관이 있었습니다.

Unilever 마케팅 총괄 에시 에글레스턴 브레이시는 “Humanity is not our limitation. It’s our superpower.”라며, 감정은 마케팅의 무기이며, 브랜드는 ‘욕망’을 이해할 때 진정한 연결이 이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Microsoft AI CEO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코드를 몰라도 상상력을 바로 실현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했지만, Apple의 토어 미런은 “감동을 주는 건 사람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가 브리핑을 받고 실시간으로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세션도 열렸지만,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사람이 가진 ‘오류’와 ‘직관’이야말로 창의성의 원천이다.


2. 감정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브랜드의 언어가 되다

“울고 웃고 공감하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의 이야기”

‘This Is Us’ 작가 댄 포겔만은 자신의 어머니와의 이별 경험에서 출발한 감정이 어떻게 대본을 이끄는지 밝혔습니다. 로봇은 이러한 경험을 ‘복제’할 순 있지만, 감정을 창조하진 못한다고 단언했죠.

Apple의 마케팅 책임자 토어 미런 역시 이렇게 말합니다.

“광고는 사람을 웃기고 울게 만들고, 어떤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Unilever는 기존처럼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 아닌, ‘욕망’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전략을 전환 중입니다.

실제로 감정 중심 스토리텔링의 힘은 광고 작품에서도 드러났습니다. FCB 시카고의 ‘Caption with Intention’ 캠페인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을 감정적으로 재구성해 그랑프리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시각적 디자인조차 ‘감정’을 담아낸 것입니다.


3. 크리에이터는 더 이상 ‘외주’가 아니다

“우리가 문화를 만든다”

크리에이터들이 칸의 해변과 팔레 무대 곳곳을 점령했습니다.단순한 참여가 아닌, 브랜드의 파트너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습니다.

YouTube의 CEO 닐 모한은 유튜브를 “새로운 스타트업의 허브”로 지칭하며,

“크리에이터는 산업을 재편하는 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90,000석의 웸블리 스타디움을 단 3시간 만에 매진시킨 The Sidemen, 그리고 Chicken Shop Date의 아멜리아 디몰덴버그와 Call Her Daddy의 알렉스 쿠퍼는 모두 “내 콘텐츠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TikTok의 소피아 헤르난데즈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사람들 절반은 광고를 싫어합니다. 이제 광고 같지 않은 콘텐츠가 답입니다.”

인플루언서 Keith Lee는 말합니다. “브랜드가 나를 바꾸려 할 때, 팬들은 그걸 바로 눈치챕니다.”


4. 팬덤이 브랜드를 움직인다

“브랜드가 팬을 따라가는 시대”

YouTube의 닐 모한은 팬덤을 “문화의 방향을 정하는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브랜드는 더 이상 자신만의 언어로 말하지 않습니다. 팬들이 사용하는 언어, 밈, 감성으로 ‘같이’ 말해야 합니다.

맥도날드는 “팬처럼 말하고, 팬처럼 소통하라”는 철학으로 Minecraft와의 협업, 애니메이션 세계관 ‘WcDonald’s’ 등 팬 기반 문화 콘텐츠를 론칭했습니다.

드라마 제작자 숀다 라임즈는 팬덤을 “커뮤니티”로 정의하며, “그들은 단순히 시청자가 아니라, 이야기 안에 살고 싶어 한다”고 말합니다.

Wendy’s는 수년 전부터 ‘트위터 화법’으로 팬과 대화했고, 그 결과 Cannes Bronze와 Silver를 연속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5. 여성의 목소리가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기준이 되다

“More Dicks in the Boardroom?”

올해 칸 라이언즈는 여성 창작자·경영자·투자자의 존재감이 강하게 부각된 해였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는 투자사 Serena Ventures를 통해 여성 창업자 200명을 지원하는 1,20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Reckitt Catalyst’를 발표했습니다.

E.l.f.는 미국 이사회 내 남성 ‘Richard’ 이름보다 여성 임원이 적다는 통계를 비틀어 ‘More Dicks in the Boardroom’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젠더 불균형을 유쾌하게 꼬집었습니다.

배우 리스 위더스푼은 Gen Z 여성 플랫폼 ‘Sunnie’를 통해 10대 여성들이 직접 브랜드 자문을 하는 구조를 만들었고, “그들은 우리가 뭘 말해주길 원하지 않는다. 이미 자기 생각이 명확한 세대”라며 청소년의 창의적 주도권을 강조했습니다.


6. 다양성과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 창의력의 연료가 되다

“비표준적인 사고, 그것이 크리에이티브다”

Havas CEO 야닉 볼로레는 Z세대의 절반이 스스로를 신경다양하다고 인식한다는 내부 데이터를 공개하며, 이는 “비즈니스의 핵심 이슈”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수 Lola Young은 ADHD 진단 이후 창의성을 발견했다고 말하며, “나는 군중을 이끌고, 회사를 운영한다. 하지만 들리지 않는 이들이 많다”며 표현 기회의 불균형을 언급했습니다.

일본 브랜드 Heralbony는 발달장애 예술가의 작품을 실시간으로 시연하며 장애가 아닌, 다른 방식의 창의력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기술의 시대, 사람의 감정이 다시 중심에 서다

2025년 칸 라이언즈는 단순히 새로운 광고 기법이나 플랫폼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우리 모두에게 "왜 우리는 브랜드를 만들고, 이야기를 전하려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무대였습니다.

올해의 핵심 키워드는 분명합니다:
✔ 기술은 강력한 도구지만, 감동은 사람만이 줄 수 있다
✔ 팬과 크리에이터는 이제 소비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공동 창작자다
✔ 다양성과 진정성이야말로 창의의 미래다

광고는 더 이상 단지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느끼고, 반응하는 살아있는 경험이 되어야 하며, 그 중심엔 늘 사람의 이야기가 존재해야 합니다. 칸은 끝났지만, 크리에이티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나요? 그리고 그 이야기는 누구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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