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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퇴사한 마케터의 친구가 아니다

"진짜 퇴사는 반복 업무에서 해방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2025년, AI는 마케터의 일자리를 뺏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루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대신해주는 일잘러 동료가 되어가고 있죠. 이제 브랜드는 묻습니다. “오늘도 반복 업무에 시간 쓰고 있니? 그럼 아직 AI랑 진짜 친해진 게 아니야.”

Cannes Lions에서 열린 Adobe 패널 토크에는 MAC, Nestlé, JPMorgan Chase의 마케터들이 모여 ‘창의력은 지키고, 시간은 벌어주는’ AI 마케팅 실전기를 공유했습니다. 단순한 기술 자랑이 아닌, 일잘러 마케터들의 생존 전략에 가까웠죠.


MAC이 AI에 가장 먼저 맡긴 건? ‘브랜드 감각 유지하기’

MAC Cosmetics는 전 세계 90개 국가에서 활동 중입니다. 그런데 각 나라마다 메시지, 제품, 캠페인이 조금씩 달라야 하죠. 이걸 사람이 다 수작업으로 컨트롤한다고요? 브랜드 망합니다. 그래서 MAC은 브랜드 감각을 AI에게 맡겼습니다. 로컬 팀이 캠페인 이미지를 쓸 때, 그게 브랜드 가이드에 맞는지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어요. AI가 자동으로 감지해줍니다. 크리에이티브 팀이 가장 먼저 AI를 반긴 이유도 이겁니다.

“우리는 창의적인 일 하고 싶은데, 왜 이런 걸 계속 손으로 해요?” – MAC 글로벌 마케팅 총괄 Aïda Moudachirou-Rebois


Nestlé는 800개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하냐고요?

Nestlé는 브랜드가 800개, 국가도 180개 넘습니다. 그럼 당연히 브랜드마다 메시지도 다르고, 법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죠. 그래서 Nestlé는 아예 AI로 ‘마케팅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요. Adobe의 AI 툴로 전략 문서를 통째로 학습시켜서, “이 브랜드는 이런 톤 써야 해”, “이 제품은 한국에선 성분 정보 다르게 보여야 해” 같은 것들을 자동으로 분기처리합니다. 이젠 마케터가 일일이 브랜드북 넘겨가며 벤더한테 피드백 줄 필요도 없죠. 전략과 실행 사이의 미싱링크를 AI가 연결해줍니다.


JPMorgan Chase의 마케터는 왜 덜 피곤할까?

JPMorgan은 금융 업계답게 규제가 많아요. 광고 하나 올리려면, 문구 10줄 중 3줄이 ‘면책조항’일 정도로 복잡하죠. 하지만 이제 그 모든 문구 삽입은 AI의 몫. 디자이너는 문구 붙이느라 포토샵 18번 여는 대신, 더 좋은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AI가 법적 책임은 알아서 처리해주니, 이제 우리는 진짜 창의에 집중할 수 있어요.”
– JPMorgan 브랜드 총괄 Leanne Fremar


데이터로 퍼스널라이제이션 한다고?

그 전에, 여러분은 데이터를 모으고 있긴 한가요?

Adobe의 CMO Rachel Thornton은 이렇게 말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미 퍼스널라이제이션에 필요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요. 문제는 그걸 어디에 뒀는지 모른다는 거죠.”

이제 퍼스널라이제이션은 고객 이름만 부르는 게 아니라,

이 고객은 어떤 콘텐츠 포맷을 좋아하는지,

어떤 메시지에 반응하는지,

어느 채널에서 더 오래 머무는지

를 읽고, 맞춤형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대입니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바로 AI 기반 CDP(Customer Data Platform)입니다.


AI는 마케터를 대체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마케터’와 ‘AI 쓰는 마케터’는 점점 구분되기 시작했죠.

크리에이티브 팀은 더 많이 실험하고,

마케팅 팀은 더 빠르게 로컬라이징하고,

브랜드 팀은 감각을 지키면서도 볼륨을 키우는 중입니다.

AI를 잘 쓴다고 해서 더 창의적이진 않겠지만, AI를 못 쓰는 마케터는 이제 창의적인 걸 할 시간조차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2025년, 마케팅은 이렇게 진화 중입니다.

질문은 하나예요. “당신의 브랜드는 AI를 어디에 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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