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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광고, 사람은 어떻게 느낄까

인간의 감정은 여전히 광고의 중심이다

1. AI 광고의 역설: 효율은 높지만, 감정은 따라오지 않는다

2025년, 전 세계 마케터들은 생성형 AI(GenAI)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콘텐츠를 대량 제작하며, 개인화된 캠페인을 만드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광고의 전 과정에 스며들면서 새로운 질문이 등장했다.
“AI가 만든 광고에, 사람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이러니하게도, 이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한 주체는 바로 AI의 대표주자 OpenAI였다.
ChatGPT가 최근 공개한 TV·옥외 광고 캠페인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촬영되었고,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제 감독과 배우, 35mm 필름을 택했다.
광고평론가 마크 리트슨은 이 결정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마치 사춘기 아이가 부모 말이 맞았다고 인정하는 순간 같다.”

즉, 기술의 중심에 선 브랜드조차 ‘인간적인 감정의 설득력’을 다시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2. 소비자는 AI 광고를 어떻게 느끼나?

Kantar의 Media Reactions 2024 연구에 따르면,

41%의 소비자가 “AI가 만든 광고가 불편하다”고 답한 반면,

같은 의견을 낸 마케터는 29%에 불과했다.

즉, 마케터는 효율성을 보고 있고, 소비자는 감정의 어색함을 느끼고 있다.
광고 효율을 높이려는 AI의 속도가, 인간적 연결의 깊이를 희생시키고 있는 셈이다.


3. ‘보이지 않는 AI’가 더 효과적이다

Kantar와 감정 분석 스타트업 Affectiva는 전 세계 시청자의 표정 인식 데이터를 분석해 AI 광고의 실효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는 흥미로웠다.

AI 사용이 눈에 띄지 않는 광고는 브랜드 인지도(Branded Cut-through) 상위 40%에 올랐다.

반면, AI의 흔적이 명확한 광고는 시각적으로 어색하거나 비자연스럽다는 이유로 성과가 낮았다.

즉, AI의 사용 여부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였느냐’였다.
광고의 성공을 좌우하는 건 여전히 인간의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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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감정은 더 강해졌지만, ‘긍정’은 아니다

많은 업계에서는 AI 광고가 ‘감정이 없는 광고’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분석 결과, AI 광고는 오히려 감정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문제는 그 감정이 ‘긍정적’이라기보다 ‘혼란스럽거나 불쾌한 반응’으로 치우쳤다는 점이다.

이는 바로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 효과 때문이다.
인간에 너무 가까우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이미지가 주는 불쾌함이다.

예를 들어, 초창기 AI 피자 광고인 ‘The Pepperoni Hug Spot’은 사람들의 웃음과 불편함을 동시에 자아냈다.
겉보기엔 재미있지만, 사실 그 웃음은 ‘AI의 어색함’을 향한 웃음이었다.
즉, 사람들이 광고를 ‘함께 웃는 것인지’, ‘비웃는 것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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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I는 당신의 브랜드를 사랑하지 않는다”

브랜딩의 핵심은 감정적 일관성과 기억에 남는 순간의 연결이다.
그러나 Kantar의 데이터에 따르면 AI 기반 광고는 평균적으로 브랜딩 지표가 낮았다.
특히 AI의 개입이 명확한 광고일수록 브랜드 중심성이 떨어졌다.

이유는 단순하다.

“AI는 당신의 브랜드를 사랑하지 않는다. 당신이 그걸 가르치지 않는 이상.”

AI 모델은 브랜드의 고유한 어조나 자산을 스스로 학습하지 않는다.

브랜드가 직접 톤앤매너, 비주얼 자산, 스토리 구조를 학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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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례: Liquid Death의 ‘AI 실험 광고’

최근 독립 에이전시 Too Short for Modelling이 만든 Liquid Death의 비공식 AI 광고는 큰 화제를 모았다.
구글의 Veo 3 비디오 모델로 제작된 이 광고는 리얼리티에 가까운 시각 표현과 브랜드다운 다크 유머를 결합했다.

하지만 정작 테스트 결과, 브랜드 회상율은 하위 25%로 나타났다.
광고 중반부의 유머 장면에서는 시청자의 몰입도가 최고조였지만,
정작 그 순간 브랜드는 등장하지 않았다.

결국 메시지는 명확하다.

“브랜드가 가장 강렬한 순간에 부재하면, 감정은 남아도 브랜드는 잊힌다.”

https://www.youtube.com/watch?v=bNwwqsU6-f4&t=51s

7. 마케터가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 원칙

AI는 광고를 바꾸고 있지만, 광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인사이트·감정·브랜딩의 3요소는 여전히 유효하다.

Kantar의 연구는 다음 다섯 가지 교훈을 제시한다.

1. 운전대를 놓지 말라.
AI는 도구이지, 창의의 주체가 아니다. 브랜드 목표에 맞게 통제하라.

2. 감정을 설계하라.

시청자가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명확히 하라. ‘AI의 기괴함’에 웃지 않게.

3. AI의 존재를 숨겨라.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비주얼이 더 높은 효율을 낸다.

4. AI를 브랜드화하라.

톤, 색감, 자산을 사전에 학습시켜야 브랜드 정체성이 유지된다.

5. 테스트하고 또 테스트하라.

감정 반응과 브랜드 회상률을 모두 검증해야 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사람의 감정’

AI가 광고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을 설득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이야기, 사람의 시선이다.

ChatGPT가 스스로 AI 대신 인간의 손을 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진짜 공감은 알고리즘이 아닌, 진심에서 나온다.

미래의 광고는 AI가 만들겠지만, 그 광고를 사랑하게 만드는 건 여전히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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