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비자들은 지금 브랜드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한때는 경제 정책이 신문 1면을 장식했다면, 이제는 브랜드의 홈페이지 이슈가 되었다. 관세와 무역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이 시점,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 인상만 체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에 대해 매우 지역적이고 감정적인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DEPT®의 글로벌 씽크탱크 Strategic Navigator와 함께 진행한 NavigatorIQ 소비자 조사에서는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호주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관세가 소비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지금 소비자에게 공감가는 브랜드 메시지는 무엇인가?
가격 인상 혹은 배송 지연에 대한 반응은?
지역 브랜드로의 전환은 진행 중인가?
‘브랜드 신뢰’란 무엇인가?
이 조사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 기대감, 그리고 신뢰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가격은 숫자지만, 신뢰는 감정이다.”
72%는 관세로 인한 직접적 영향을 체감할 것이라 답했다.
절반 가까이는 가격 인상 시 브랜드를 변경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67%는 브랜드가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한다면 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투명한 마진 공개와 경쟁사 대비 가격 비교는 소비자 설득에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로 나타났다.
영국 소비자 43%는 차분하고 솔직한 어조의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
구독 서비스, 생활용품, 선물 카테고리에서 가장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장이나 희망고문 같은 표현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
39%가 ‘경제적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단 6%만이 ‘관세는 나와 무관’하다고 답했다.
45.6%는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갖기 위해선 투명하고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성보다 팩트와 구조화된 정보가 우선이다.
54%는 가격이 오르면 더 저렴한 제품으로 전환할 것이라 밝혔고, 39%는 소비 자체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국산품 애용’ 비율은 46.2%로 비교적 낮으며, 이는 지역 브랜드 캠페인이 효과가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용적인 메시지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며, 감성 마케팅은 잘 먹히지 않는다.
무려 70% 이상이 호주 브랜드 선호를 나타냈다.
식료품과 의류에서 그 경향이 두드러지며, 이는 국가적 자부심과 경제적 안정 욕구에서 비롯된다.
51%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정직하고 투명하다면 가격 인상도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단순한 할인 코드나 포인트 적립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이제 다음을 원한다:
“왜 가격이 올랐는지에 대한 설명”이 가장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평가됨
배송 지연도 ‘명확한 사유 + 예상 배송일’이 있으면 수용 가능
애매한 사과보다 구체적이고 진실된 말이 브랜드 신뢰를 만든다
이제 브랜드는 단순히 ‘무엇을 말할지’를 넘어 ‘어떻게 말할지’를 전략의 중심에 둬야 한다.
미국: 감정에 호소하고 빠른 응답이 중요
독일: 명확한 구조와 정보 중심의 메시지 필요
영국: 솔직하고 침착한 어조
네덜란드: 실용성과 가격이 핵심
호주: 지역 경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지지
이처럼 국가별로 소비자의 정서적 코드와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화(Localization)’는 단순한 번역 그 이상이다. 브랜드는 언어와 통화뿐 아니라 문화적 기대, 커뮤니케이션 톤, 신뢰의 기준까지 맞춰야 한다.
“할인 대신 설명”: 가격 인상의 이유를 명확히 밝혀라.
“한 발 먼저 말하라”: 배송 지연이나 제품 문제는 미리 솔직하게 공유하라.
“톤이 곧 전략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브랜드 톤은 신뢰를 만드는 무기다.
“국가별 소비 감정 데이터를 반영하라”: 한 가지 메시지로 글로벌을 덮을 수 없다.
– 경제 정책과 소비자의 감정을 연결 짓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역할
지금 우리는 단순히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소비자는 단지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가격에 담긴 이유, 그 브랜드의 태도,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까지 꼼꼼히 본다. 브랜드는 더 이상 경제정책의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다. 이제 브랜드는 소비자와 정책 사이의 통역자이자 감정 조율자가 되어야 한다.
경제적 변화 = 브랜드 경험의 일부
관세, 물가, 배송 지연 등은 단순한 운영 이슈가 아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이것들을 브랜드의 신뢰도와 정체성으로 받아들인다. 가격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이유가 타당하다면 고객은 떠나지 않는다.
브랜드의 진짜 자산은 ‘톤’
이번 조사에서 국가별로 가장 중요하게 평가된 것은 놀랍게도 “브랜드의 말투”였다. 정직하고 침착하며 현실적인 메시지는 광고보다 오래 기억된다. 위기 때일수록 감정적이지 않되 공감적인 톤이 중요하다.
정답은 없다. 정답은 현지에 있다
미국 소비자에게는 감정이 설득의 열쇠지만, 독일 소비자에게는 구조화된 정보가 더 신뢰를 준다. 네덜란드는 실용성, 영국은 진정성, 호주는 공동체적 가치가 우선이다. 하나의 글로벌 메시지로 모든 시장을 공략할 수는 없다. 로컬의 정서를 반영한 ‘마이크로 전략’이 결국 매크로 성과를 만든다.
지금은 관계의 전환점
소비자는 브랜드와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관계는 숫자(가격)가 아니라신뢰(경험 + 설명 + 진정성)로 유지된다. 브랜드가 더 빨리 말하고, 더 솔직하게 말하고, 더 따뜻하게 말할수록 소비자는 ‘이해’가 아닌 ‘연대’로 브랜드를 기억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판매가 아니라 설득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나 프로모션을 내세우기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고, 어떻게 브랜드가 그 상황을 책임지고 있으며,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를 말해야 한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위기 대응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경험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당장의 이탈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시대에 브랜드가 진정성 있게 대응했다는 기억은 장기적인 충성도와 추천으로 돌아올 것이다.
결국 이 모든 흐름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브랜드는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 그리고 인간적인 브랜드는 위기 속에서 더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