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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 인플루언서 시대는 끝났을까?

AI 쇼핑이 ‘영향력’의 정의를 바꾼다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지난 10년간 인터넷은 인플루언서의 세상이었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소비자의 지갑을 열며, 셀카와 링라이트 하나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브랜드를 일궜습니다.

하지만 이제 AI 기반 쇼핑의 등장이 이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팔로우하는 사람이 아닌,
나의 관심사와 가치, 소비 패턴을 학습한 AI로부터 추천을 받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영향력의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떻게 소비자의 선택에 개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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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마케팅, 지금까지는 이랬다

인플루언서는 브랜드와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가장 인간적인 광고 채널이었습니다. 광고보다 진정성 있고, 브랜드보다 트렌디하며, TV보다 가까운 존재.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TikTok에서는 "디-인플루언싱(De-influencing)"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솔직히 별로였어요", "광고지만, 이건 사지 마세요"

단순히 인플루언서 문화에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보다 솔직한 조언을 원한다"는 시대적 흐름이 시작된 겁니다.

이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종말이 아닙니다. 단지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AI가 있습니다.


AI는 '취향 조율자'로 진화 중이다

AI 기반 쇼핑은 사람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대신하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에센스 코스메틱을 위해 개발된 AI 뷰티 어시스턴트 ‘Kenna’는 단순한 고객 응대 봇이 아닙니다. 각 소비자의 상황에 맞춰 제품을 추천하고, 브랜드 세계관을 반영하며, 인간적인 감각을 주는 큐레이터 역할을 합니다. 이건 단순히 “무엇을 살까요?”에 답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라면, 이게 더 잘 맞을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가 등장한 겁니다.

AI는 이제 제품을 단순 나열하지 않습니다.
이해합니다—취향을, 맥락을, 타이밍을.
그래서 점점 더 광고 같지 않고, 진짜 조언처럼 느껴지는 추천이 가능합니다.


AI 쇼핑 시대, 브랜드가 준비해야 할 것들

아직은 AI가 사용자의 인스타그램 팔로잉 리스트나 틱톡 소비 습관에 접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합니다.
제품 설명, 브랜드 메시지, 콘텐츠 구조만으로도 AI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여기서 브랜드의 역할은 분명해집니다:

콘텐츠를 ‘대화형 탐색’에 맞춰 구조화하라

제품 페이지, 설명 텍스트, 자주 묻는 질문 등 모든 콘텐츠가 AI의 이해력과 추천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제품 데이터를 풍부하게 만들어라

사이즈, 컬러, 소재, 기능, 활용도—AI는 맥락을 기반으로 판단합니다. 메타데이터는 이제 경쟁력입니다.

브랜드의 관점과 가치가 명확한가? AI는 브랜딩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미 말한 것을 반영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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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진화할 뿐이다.

AI는 인플루언서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만든 콘텐츠와 맥락은 AI 추천의 기반이 됩니다.

즉, 인플루언서는 ‘최종 구매 유도자’가 아니라, 초기 감정적 연결을 유도하고, AI가 이후 결정 여정을 이어가는 협업 구조로 진화하게 됩니다.

브랜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단발성으로 소비하지 말 것
→ 알고리즘이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기

제품 데이터와 콘텐츠를 구조화할 것
→ AI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추천할 수 있는 언어로 정제하기

브랜드 메시지를 명확히 다듬을 것
→ AI가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구축하기


인플루언서는 죽지 않았다. 다만 AI와 동거 중이다

AI 쇼핑 시대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닙니다.
이건 우리가 수년간 익숙했던 “누가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해답을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지금까지는 팔로워 수가 영향력을 말해줬다면, 이제는 데이터, 맥락, 그리고 개인화된 추천이 진짜 영향력이 됩니다.

그리고 그 추천의 주체는 꼭 사람이 아니어도 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인플루언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제 AI의 인풋이자, 문화의 해석자, 그리고 새로운 ‘감정적 연결의 출발점’으로 진화할 뿐이죠.
AI가 머리라면, 인플루언서는 여전히 ‘심장’입니다.

앞으로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AI가 당신의 브랜드를 "읽을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정비하고,

당신의 메시지가 "추천될 수 있도록" 구조화하며,

사람과 AI가 함께 만들어갈 새 시대를 "설계"하는 것.

세상은 계속 ‘추천’을 소비합니다. 단지 그 추천의 방식과 목소리가 달라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목소리 속에서,

당신의 브랜드는 얼마나 ‘잘 들리도록’ 준비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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