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헌 신작 시.
푸른 눈의 그대가
암사자의 심장으로 내게 왔을 때,
네가 무엇을 가졌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때론, 네가 가져본 적 없는 것들과
지난 삶의 이야기들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함께 비밀을 나누던 지난여름 동안
나의 것으로 너를 채워줄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은 슬픔보다 더 커다란 것이 되었다.
너는 암사자와 같은 심장을 가졌고
눈빛은 붉은여우의 것과 같았다.
암사자의 모습으로 내 심장을 할퀴었지만
붉은여우의 몸짓은 가슴을 파고들었다.
긴 인생도 끝이 있는 드라마와 같다는 것을
그리고 그 속의 사랑은 더 짧은 이벤트와
같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만큼
나는 어른이 되었지만
누군가와 서로의 이름을 나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계절이 흘러
당신이 나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너에게 따뜻함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그때에도 나는
너의 심장 소리를 기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