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말띠
남자는 여자에게서
신내동을 처음 들었고
여자는 화곡동은 인천으로 놀러 갈 때
지하철 노선에서나 보던 곳이라고 했다.
남자는 그녀와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백말띠의 여자는
며칠 만에 화곡동으로 남자를 만나러 왔다.
"만나서 네가 맘에 들면 키스를 할게."
꼬치와 치킨을 팔던 작은 호프집에서
여자는 소주를 두 잔 마시고 남자의 입술에 키스했다.
"이제 곧 지하철이 끊길 시간이라 돌아가야 해."
고등학교를 두 번 중태 한 여자는 아직 어렸고
이제 막 수능을 본 남자는 여자보다 철이 없었다.
한 달이나 백일이 되는 날쯤
남자가 선물을 편지와 함께 전해주면
여자는 색종이로 별이나 학알 같은 것을 접어주었다.
남자에게 아직 기억나는 것을 물어보면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그녀와 한 개비 담배를 나누어 피우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