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바람피는 사람의 심리

감정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

by 사라

전남편의 감언이설은 결혼 생활 내내 이어졌다. 나는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살았다. 그는 늘 '기다려 달라'는 말로 나를 붙잡았다. 그 말은 나를 울리면서도, 다시 헛된 희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쉽게 그 기대를 놓을 수 없었다. 기다림 끝에 남은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나는 끝까지 기대의 끈을 놓지 못한 채 버티고 있었다.


그를 너무 믿어서였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전까지 그는 나를 철저히 속이기 위해 애썼다. 바람을 의심하면 외식을 제안했고, 평일 외박을 계획할 땐 주말 여행으로 미리 안심을 시켰다.

권태기를 느끼는 기색을 보이면 선물을 건넸고, 하룻밤의 일탈을 앞두고는 오히려 내 친정 식구부터 챙겼다. 의심이 고개를 들 때마다 그는 더 다정해졌고, 그 다정함은 진실을 가리기 위한 가장 정교한 위장이었다.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난 뒤, 나는 그의 모순적인 행동 앞에서 더 크게 배신감을 느꼈다.

바람을 피우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앞뒤가 다른 말과 행동을 어떻게 동시에 가질 수 있는지,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평생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사랑을 기준으로 살아온 나에게 그의 사상은 끝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그의 말과 행동이 어딘가 모순적이라는 느낌은 늘 있었다. 하지만 길었던 결혼 생활 동안 그는 나를 속이는 일에 점점 노련해졌고, 그 덕분에 나는 그의 진심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반복되는 의심과 실망 속에서 그를 향한 기대는 점점 줄어들었다. 외박은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일탈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그의 눈빛과 말투, 생각까지도 마치 도파민에 찌든 사람처럼 변해갔다는걸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서에 깨달았다.


그러면서 그는 전보다 외박 횟수가 줄었다며 스스로를 자화자찬하곤 했다. 심지어 자신이 무섭지 않느냐며, 주변 사람들 모두가 무섭다고 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사실 나는 그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섬뜩함을 느끼곤 했지만, 그저 일이 힘들고 지쳐서 그렇다고만 넘겼다. 잦은 음주로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챙겨주던 건강식품을 먹고, 그는 어쩌면 더 활발한 일탈을 이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증거들이 말해줬다. 내가 알지 못했던 그의 모습은 그렇게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한 그는 나를 두고 선녀라며 꼭 붙잡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혹시 내가 도망갈까 봐 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를 한 명 더 낳자고 했다. 그래서 아이가 생기면 직접 키우라고 했더니, 그는 아이를 더 만들 생각은 없었다며 말을 슬쩍 바꾸었다.


아마도 점점 도파민에 도취된 삶을 살아가다 보니 그 자신이 더 불안해졌던 걸까? 그는 갑자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가도 내가 한마디 하면 다시 잠잠해졌고, 신나게 놀고 난 다음 날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혹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그는 때때로 내게 자존감이 높은 것 같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쉽게 기죽지 않는 나를 부러워했다. 남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이유로 나를 ‘마이웨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단지 미래가 막막하다고 느끼는 삶 속에서, 어떻게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며 버티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그는 끝내 궁금해하지 않았으니 그래서 알지 못했을 뿐이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내가 그의 브레이크였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에게 본모습을 들키기 전까지는, 그 역시 들키지 않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에게 난 무엇을 그리 잘못했던 걸까? 나도 부족한게 많은 사람이니까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족이 전부였던 날 배신한 그가 아직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배우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배신을 저지르는 행동은 정당화 할 수 있는걸까? 내가 가장 힘들었던 핵심은 이거 였다. 내 머리로는 바람피는 사람들의 심리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감정 스트레스는 단순한 기분 문제에서 끝나지 않고 몸 전체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 불안, 분노, 억울함, 슬픔 같은 강한 감정은 신체 시스템 전반에 실제 변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 전문의가 아닌 개인적 정리이며, 의학적 진단 기준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1. 스트레스가 시작되면 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강한 감정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은 이를 위험 상황으로 인식한다. 그 결과,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문제는 이 상태가 잠깐이 아니라 장기화될 때다.

몸은 계속해서 ‘비상 모드’에 머물게 되고, 이때부터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2. 신체 부위별로 나타나는 변화

[뇌 & 신경계]

기억력·집중력 저하

판단력 흐려짐

불안, 공황, 멍한 느낌

자율신경 실조(두근거림, 어지럼)


[심장 & 혈관]

심계항진

혈압 상승

가슴 답답함

이유 없는 흉통

실제 심장 질환이 없어도 심장병처럼 느껴질 수 있다.


[호흡]

숨이 얕아짐

한숨이 잦아짐

숨 막히는 느낌

과호흡

공황 증상과 연결되기도 한다.


[면역계]

감기와 염증이 잦아짐

상처 회복 지연

알레르기 악화

만성 염증 증가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소화기계]

위염, 역류성 식도염

복통, 설사·변비 반복

과민성대장증후군

입맛 상실 혹은 폭식

장은 흔히 '제2의 뇌'라고 불린다.

그만큼 감정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이다.


[호르몬 & 여성 건강]

생리 불순

생리통 심화

배란 문제

갱년기 증상 악화


스트레스는 호르몬 균형을 가장 먼저 흔든다.


[근육 & 통증]

목·어깨·턱 긴장

두통

허리 통증

이갈이


몸이 무의식적으로 방어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수면]

잠들기 어려움

새벽 각성

악몽

자도 피곤함


수면이 무너지면 모든 증상은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


3. 검사하면 정상인데 왜 아플까?

검사 결과가 정상인데도 아픈 이유는

대부분 구조 이상이 아니라 기능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심신상관(心身相關)이라 한다.

상상이 아니라, 신경·호르몬·면역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실제 변화다.


4.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자율신경실조증

공황장애

만성피로증후군

섬유근통

우울·불안장애

만성 소화기 질환


이 단계에서는 몸이 먼저 무너지고, 그로 인해 마음이 더 흔들리는 구조가 된다.


몸이 아픈 이유는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다.

너무 오래 버텼기 때문에 몸이 대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지속된 관계 스트레스, 불안, 억눌림이 몸으로 표현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존 반응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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