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아니,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 수 있나
회사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양성프로젝트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 교육과정에 교육담당자가 아닌 교육생으로 참석하게 된 나.
10년간 회사에서 교육담당자로서의 인생만 살아오다가
범용적인 분야가 아닌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교육생으로 살아가려니
고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단 첫번째 허들은 분석에 대한 주제 선정인데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은 데이터나 숫자를 가지고 일을 해오던 사람들이라
말이 되든 안되는 원점에서 주제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없는데
나는 지금 벌써 세번째 새로운 주제를 생각하고 있다.
이유는, 내가 하고 있던 교육에 관련한 내용은
데이터로 분석하기에 정확히 모델링을 구축하기에
데이터가 너무 적거나,
데이터의 민감성으로 사용할 수 없거나,
경영진의 관심사 밖의 내용이거나
아니 사실은 경영진의 관심사 밖의 내용으로 하려고 했는데 그걸 하려면 일단 하드웨어 비용이 최소 1억이 든다고 하더라. 아니 일개 교육생에게, 그리고 경영진의 관심사도 아닌영역에게, 누가 1억을 투자하라는 의사결정을 내리겠냐고...
그래서 나는 새로운 주제를 고민했다.
기본적으로는 나의 영역, 다시 말해 교육 뿐만 아니라 인사 영역까지 넓혀서 생각해봤는데.
인사영역은 도저히 데이터의 민감성 때문에 내가 다룰 수 없었다.
나는 정확히는 인사담당자가 아니라 교육담당자이기 때문에 내가 인사 주제를 하게 된다면 인사팀에 협조를 구해야할터, 교육생 입장에서 지금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그럼, 데이터를 외부에서 구해올 수 있는걸로 생각해봐야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강사진 이었던 분들이지만)
기업오너인 지인, 남편, 남동생 모두 끌어모아 아이디어를 생각해봐도 모르겠더라.
교육에 자문을 해주시는 강사님께서는 이번에 주제를 생각할때는 본인의 분야가 아닌것을 생각해봐도 좋고
예측이나 강화학습을 할 수 있는 분야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흘려(?)주셔서
나는 "예측"에 초점을 맞추고 주제를 찾았다.
Kaggle과 Dacon에서 탐색을 해보니, 예측의 주제로서는 가격 예측이 좋아보였다.
왜냐하면 가격은 우리회사가 많이 산다고 시세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우리회사는 가격이 싸고 비싸고가 중요한 거니까 외부데이터만으로도 그럴듯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Dart를 들어가봤다. 마침 24년 1분기 보고서도 올라와 있는 상황. 아주 매력적인 아이템이 보였다.
이거다! (이 아이템을 쓰면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것같아 아이템은 쓰지 않겠다)
이건 회사에서 정말 관심이 있는 주제이지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아서 하지 않는게 좋을거라는 해당 사업의 관련자의 조언이 있었지만, 나는 그를 뒤로한채 발표자료를 준비했다.
두번째 주제를 발표할 때, 내 느낌엔 (나는 확신의 F다) 공기의 흐름이 괜찮았다.
다들 필요성도 이해하고 있는 느낌이었고, 방법도 적절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도전적이지만 해볼만한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주제를 고민하면서 내 머릿속에 들던 상상이 하나 있었는데 이미 현실화 되는 느낌이었다.
(상상) 해당 주제를 들은 경영진 왈 "오 교육팀에 00과장이 이런것도 할줄 알아? 아주 회사에 도움이 되겠군. 하하하하하하, 이 교육 기대 안했는데 도움이 되겠구만. 더 많은 사람들 교육 시켜~~!!"
그런데 발표가 종료되고 이어진 쉬는시간에 교육 운영진이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과장님, 그 주제는 안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블라블라블라"
두둥
상황을 다시보니 나는 대단한 발견을 한게 아니라 눈치없이 엉뚱한 주제를 열심히 고민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물론, 다들 이렇게 과제 잡는것 쉬운 것 아니라며 특히 현업과 관련되지 않을때는 더 잡기 어렵고 나의 현업은 데이터 문제를 잡기가 어려운 현업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강사진과 운영진은 교육직무에 대한 내용으로 한번 더 생각해보라고 하셨고,
다음주에 시간을 잡고 회의 형식으로 주제를 같이 잡아보자고 했다.
아.... 나머지 공부 학생이 된 것 같은기분...
너무 싫으다.....
근데, 한가지(?)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내 학창시절을 돌아볼때 항상 나는 꼴찌에서 시작해서 상위권으로 졸업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갔을때도 성적이 완전 뒤에서 10등 이내였는데, 졸업할때는 우리나라 상위권(근데 sky까지는 아님 ㅎㅎㅎ) 대학에 입학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지금은 모교가 명문고등학교 이지만, 그때는 명문고가 아니라서 서울에 있는 대학도 거의 못갔었다 ㅎㅎ)
대학교 들어갔을때도 그래서(?) 꼴찌였었는데 결국은 같은 전공의 대학원도 가고 그 전공으로 지금까지 먹고살고 있다. 아, 쓰다보니 걱정되는 사실이 하나 있네. 대학원 졸업은 턱걸이로 했눼...?
근데 이 교육에서 나만 고생하는 것처럼 썼는데 사실 다른 교육생들도 이미 엄청난 고생을 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있고 내가 지금 뒤쳐지는건 사실.. 다른 교육생들보다 실무에서 내가 더 잘할거라는건 그건 너무한 비약이고. 내가 하고싶은 말은 교육과정에서 헤매는 나의 모습은 실무에 가면 전혀 없을거라는 말이었는데. 이렇게 쓰면 될걸. 쓸데없는 말을 이렇게 길게 했네 내가.. 하하하 그래도 나는 이렇게 해야 속이 시원~
이렇게 정신승리를 해보며.
나의 첫번째 분석 주제는 과연 어떤 것이 될것인가...
코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