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의 끝판왕은 커피랑 담배라고
난 그런부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위장으로 꿀떡꿀떡
넘어가지 않으면
하루를 시작할 수 없고
일어나자마자
담배 한모금 빨아들지 못하면
뇌가 잠에서 절대 깨날 수 없는.
하루 소비량은 커피는 샷내린
커피로 네다섯잔
담배는 한 갑 정도 된다.
나는 이 두가지가 없으면
정상적인 일상을 살 수 없는
지독한 중독자이며
동시에 찬양자다.
흔히 긴축재정에 들어갈때면
첫 빠따로 타겟이 되는 것이
담배 그리고 커피다.
하지만 나는 이 두가지만큼
가성비 좋은 아이템은 없다고 본다.
이유는 이렇다.
4천원대로 이보다
확실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대체재가 없다.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취미생활을 하거나
호캉스를 가는 것은
일단 돈과 시간, 장소에 구애받게 된다.
갑자기 바다를 보고 싶다!
생각이 들고 난뒤 곧바로 드는 생각은
근데 시간이, 돈이, 차가 없네?
하는 제약들이 줄줄이 따른다.
회사나 집에서 열받는 일에
스팀이 확 올라 뛰쳐나왔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다.
회사에서 도망쳤다면
다시 들어가야할 것이고
밤이 늦으면 귀가는 해야한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카페에 가서 냉커피를 들이키거나
담배에 불을 붙이는 행위는
크게 부담가지지 않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잠시나마 온몸에
카페인을 수혈해주며
포션을 충전하고
내 입속에서 피어나오는 연기를 보며
무언가를 태워 없애는 파괴욕도
충족시킬 수 있다.
과잉해석일 수도 있겠지만,
꽤 오랜 시간 매일같이 마시고
태워온 사람으로서
이제 이 두 가지가 없으면
하루도 살 수 만큼 중독되어 버렸다.
아무리 맛없고 비싼 카페라도
흡연실이 있다면 냅다 그곳으로
향할 정도다.
어차피 욕나올 맛만 아니면
커피엔 카페인만 있으면 되니까.
자기 능력선에서 낮은 문턱을
넘나들며 즐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출근 전 마시고 피고,
점심 먹고 마시고 피고,
술 먹고 피고,
“커피 한 잔 하자,
담배 한 대 피자.”
가 익숙한 말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커피와 담배> 라는 영화가 있을만큼
이 두 가지는 궁합 또한 잘 맞는
짝꿍이라고 본다.
하지만 실내흡연이 금지되면서
이 두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은 없어져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내가 부자가 되어 갑자기
어디든 쏠 수 있는 슈퍼카가 있고,
쉴 수 있는 별장이 있다면
스트레스를 딱히 싸게
해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커피 그리고 담배는
내 위장과 목구멍을 차갑게 또 뜨겁게
자극하며 함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