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찬송하는 노래
내가 겪은 우울증 증상은
몸이 무거워진다.
아무거나 먹고
아무시간에나 자고
미래는 온통 사라지고 한없이 가라앉는 나만이
이 세상에 존재할 뿐이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삶을 방치하게 된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운다면 그렇게 나 자신을
방치할 수 없게 된다.
절대로.
일단 고양이의 거취와 먹이,
실내 모든 것의 청결을 신경써야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24시간 평생동안 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조금만 실내 공간 관리에
소홀해지면 건강에 문제나
행동에 문제가 금방 생긴다.
우울감에 몸뚱이가 흠뻑 젖은 솜처럼
축축 쳐지더라도
청소포로 바닥이라도 훔쳐야하고
돌돌이로 고양이털도 제거해줘야 한다.
화장실은 하루에 두 번 이상 비워줘야
고양이가 방 한가운데 똥을 싸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물그릇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주고 신선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사냥놀이를 해줘서 삶의 만족감도 선사해줘야하고
놀이가 끝나면 츄르를 줌으로써
보상까지 마쳐야 한다.
요즘은 이빨 건강을 위해 양치까지 매일
해주고 있으니
고양이를 위한 움직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울할 틈이 별로 없다.
일단 신체가 움직이면 생각이 줄어든다.
그리고 일단 결정적으로
고양이는 매우 귀엽다.
자고 있는 것만 봐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귀염 수치가 거꾸로 치솟았다가 다시
정방향으로 폭발하는 것을 느낀다.
표정도 귀엽고,
밥먹는 것도 귀엽고,
똥싸느라 찡그리는 미간털 마저 귀엽다.
고양이는 집사의 우울증 감퇴와
정신적 풍성함을 돕는 존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