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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앝 Apr 16. 2018

헿요일은 속옷을 입지 않는다

글: 김선미, 그림: 김민기

두 달 전부터 매주 헿요일은 속옷을 입지 않는다.

한 달 전부터 회사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습관과 규칙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였다.


속옷을 입지 않으면 사람들이 흘긋 쳐다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도 몰랐다.

아니. 내가 속옷을 입었는지, 벗었는지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은밀한 해방감이 좋았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일을 한 개도 못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카페인의 도움을 못 받는 것보다 오히려 ‘마시면 안 되는데..' 되뇌는 생각이 날 괴롭혔다.


생각을 바꿔보자. 선미야.

‘마셔도 되는데, 안 마셔도 된다.'

커피를 끊는 방법은 단순하다.

마시지 않으면 된다.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만 같은 그 일은 안 해도 별일 일어나지 않는다.




* 일기(日气)는 매주 한편씩 헿요일에 올라옵니다.

* 김민기님의 그림은 http://instagram.com/kimminkiki/ 에서 더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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