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위하여!
♧ 장 마
~ 백일홍
어머니!
며칠 비가 내렸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에는
입속으로 어머니를 부르며
그려지지 않는 어머니의 얼굴을
그리다가 늦잠이 들었지요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문밖을 나섭니다
억수로 퍼붓는 장대비에
움푹 파인 산길
어머니의 광대뼈 같은
돌멩이를 주우려다가
골이 생긴 흙 속에 가만히
내려놓습니다
폭우에 씻겨나간 길이
어머니 고단하실 적에
훌쭉한 볼살처럼 여겨져
뒤로 몇 걸음 물러나
잠시 서 있습니다
그려보던 어머니 얼굴을
이렇게 마주합니다
어머니
못내 다 내주시지 못한 그 사랑을
이젯밤 장대비 속에서 꺼내셨습니까?
그리고 당신 얼굴을
예서 찾으라 하시는군요
그리 좋아하시던 꽃 한 송이 꺾지를 못하시고
"나는 조화가 좋아 "
어머니 좋아하시는 종이꽃은 못 만들고
내년에도 피고
후 내년에도 피는
백일홍 꽃씨를 뿌렸습니다
어머니의 빛바랜 무명 저고리에 꽃잎을 대어 보면
어머니의 얼굴을 그릴 수 있을런지요
2020. 7.1 원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