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피고 새도 날고 나도 살지요
ㆍ씀바귀와 여인 2
지난번 명여사님 이야기를 마무리를 짓지 못해 오늘 마저 한다.
오늘도 하루 종일 마당에서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흐르고 해가 지기 전까지 일을 하다 보니 저녁 공양 시간을 지나치게 되어 아침에 채소를 넣은 메밀부침이 한쪽 남아 약간의 시장기를 다스렸다.
흙을 만지거나 풀 속에 다니면 꼭 씻어야 한다. 땀 흘리고 나서 시원하게 씻고 난 쾌적함이야 말에 무엇하랴!
명여사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시집오니 사는 게 마련이 없어 들일에 논일에 남자들 일하는 공사판에서 시멘트를 나르는 일까지 몸을 아끼지 않고 살아왔다. 다행히 자녀들이 불효하지 않고, 어머니를 끔찍하게 생각한다.
처음 이 사람한테 오셨을 때는 가슴깊이 쌓인 심화로 자주 화가 나고 평생 돈 버는 일이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바깥양반 하고 잦은 마찰을 토로하시곤 했다.
지금은 다 정돈이 되어, 유순하게 지내신다.
얼마나 다행인가!
ㆍ나ㆍ라는 것이 몸은 유기체고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시시각각 상황 따라 바뀌는 것
고정된 실체가 없는 ㆍ나ㆍ라고 믿었던 것의 ㆍ나ㆍ는 변화무쌍한 생각의 집합일 뿐이라는 것에 대하여 완전히 이해를 하신 것이다.
좀 더 일찍 이 산에 왔다면 당신께서 그런 고통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시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는 이런 분들을 볼 때 정말로 행복하다.
이렇게 마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인생이 달라진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이다.
나는 그간 무안할만한 질문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 여사님, 집에 개 기르시나요?
"개 밥 주시나요?"
" 바깥어른 식사 차려 드리시나요?"
" 그럼, 개 하고 남편하고 누가 더 집을 잘 지킵니까?"
" 바깥양반이 군말하셔도 일체 입 꾹 다물고 공손하게,
식사. 준비 다 되었어요.. 식기 전에 드세요"
이렇게 석 달만 딱 지내보세요.
지금은 경전사경을 정말 열심히 하신다.
어차피 살아야 한다면, 화목하게 살아야죠.
서로 눈 부라리며 왜 삽니까?
이 아까운 시간을ㆍㆍㆍ
오늘은 이만 여기서 마무리하련다.
ㆍ미소마을 원임덕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