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실패기와 뒤끝작렬 답변 회고
최종 면접 자리에서 CEO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일은 다 잘할 것 같은데… 당신의 매력은 뭐예요?"
당시 솔직한 심정은 황당함이었다.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맡은 소임을 다하고, 이미 성과와 경력으로 실력을 증명했는데 갑자기 '매력'이라니.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 "노래는 잘하는데 매력은 모르겠다"라고 평하는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름의 답변은 내놓았지만 스스로도 충분치 않다고 느꼈다. 결국 합격 통보를 받았음에도 그 자리에 앉지는 않았다. (물론 그 질문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10년의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금, 그날의 질문은 완전히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조직 안에서는 팀의 이름이나 직책이 나를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프리랜서이자 1인 브랜드로 세상에 서보니, 시장은 나에게 훨씬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수많은 전문가 중 왜 하필 당신과 일해야 하죠?"
이제야 깨닫는다. 당시 CEO가 물었던 '매력'은 단순한 호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고유함(Identity)'을 의미했다. 내가 나를 정의하지 못한다면, 타인 역시 나를 찾아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 매력은 단순히 '일을 잘한다'는 상태를 넘어, 나의 고유함을 서사로 풀어서 표현해 내는 과정인 셈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면 이런 것 같다.
매력 = 실력 + 방향성 + 이유의 총합
실력: 일에 대한 객관적인 역량
방향성: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가
이유: 왜 내가 이 일을 해결해야 하는가 (스토리와 동기)
여전히 이 질문의 여백을 채워가는 중이다. 하지만 다시 누군가 나에게 매력을 묻는다면, 예전처럼 당황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만의 고유한 색깔을 설명할 준비가 조금씩 되어가고 있는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