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는 이해되지만 행동으로는 쉽지 않은 다양성

책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by 시드업리프터

#전체적인 소감: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행동으로는 쉽지 않은 다양성

처음 제목을 읽었을 때는 의미가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제목에 대한 감흥이 크게 다가왔다. 사전 정보 없이 봤을 때는 감정 에세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인종과 피부색을 이토록 대놓고 표현한 거라니, 제목 참 잘 뽑았다 싶다. 책 표지 속 원제는 “The Real British Secondary School Days”이다.

우리 사회에 문화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물론 머리로만 인식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내가 속한 국가, 사회, 인종 등의 거시적인 배경 속에서 사회화되고 학습되어 고착화된 행동 방식대로 살고 있다. 이른바 내게 익숙한 세계로부터 벗어나 확장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자극과 의식 속에서 살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한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이 책이 특별한 점은 특정 사건을 다룬 게 아니라, 매일 일어나는 사소한 일화들 속에 있는 것 같다. 중학생 아들 치고는 꽤 성숙한 둘의 대화가 교과서처럼 정제된 있으면서도 쉬운 말로 가르침을 던져주는 것 같다. 집을 떠나 처가 보간째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학교에서 순수한 아이들의 성장 과정 속에서 겪는 차별이라서 작은 상처들이 모여 큰 사회 문제로 정의되는 것 같다. 말은 어렵게 썼는데, 즉 차별은 매일 숨 쉬듯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시민 사회의 대표 격인 영국, 영국의 사회만큼 고착화된 곳이 없어 그 심각성이 와닿았는데 결국은 사람이 살고, 집단이 모여 있는 곳 어디에서나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인 것 같아 무척 공감 됐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 피해자 이기도 하면서 가해자들이란 양면성

160p. “걱정이라는 이름의 편견. 이런 느낌으로 가십처럼 되었겠구나”

167p. 남겨진 나는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중국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지, 아프리카는 전혀 안중에 없었다.

다양성과 차별을 직접 경험한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기도 한 엄마. 작가 본인이 헌 교복을 사러 온 흑인 엄마에게 당했다고 느낀 차별의식과 차별적 행동. 그리고 다니엘이 그렇다. 그 어떤 가정환경에서 교육을 받았냐에 따라서 다니엘처럼 색안경을 낀 아이가 될 수도 있고, 작가의 아들처럼 성숙하게 행동하는 아이가 될 수도 있다는 점. 늘 의식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한국의 다양성은 어떤지? 마크 맨슨의 영상 속 집단주의

얼마 전 미국의 유명 작가 마크 맨슨(Mark Manson)의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됐다. ‘I Traveled to the Most Depressed Country in the World(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라는 제목의 한국 방문기이다. 일부 내용 중 지금 한국인들은 가족(및 공동체) 중심의 유교적 가치관, 타인을 평가하는 문화로 인하여 사회적 압력과 부담감을 안고 스트레스와 절망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압축된 문장을 달리 말하면, 공동체 주의 속에서 느끼는 소수의 개인은 자기표현 능력과 개개인의 선택이 환영을 못 받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2015년쯤 나도 <다양성교육> 교육을 이수했지만, 실제로 차별과 혐오 문화 속에서 모범적을 살고 있느냐 하면 글쎄다. 여전히 반성이 많이 되고 늘 의식적으로 살려고 노력 중이다. 남들처럼 대놓고 인종, 국가, 행동에 향한 차별적 발언에 멀리서 듣기만 하고 같이 동조하지는 않게 됐다. 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성별, 나이, 사회적 지위에 따르는 차별 의식과 피해 의식이 만연해서 함부로 나섰다가는 공격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154p.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이주민 출신이거나 국적이 다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들이 무척 많다. 이 선수들은 계속해서 승리하며 강팀이 되려면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젊고 다양성이 풍부한 잉글랜드 대표팀은 앞으로 영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291p.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그린… 일단 지금은. 색깔은 틀림없이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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