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와 심리학은 재미있어

책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by 시드업리프터

옛날 옛날에 호감 가는 남자가 나를 알아봐 주지 않을 때 속으로 되뇌던 말이 있다.

"그래,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내가 외적으로 조금 모자라도 나라는 인간이 모자란 건 아니야! 나 아주 속이 꽉 차있다고!"


그래서일까, 책 제목이 확 끌려서 읽은 책이다.



30p. 우리가 사랑할 때 자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사랑을 잃어버릴 때 자아가 수축하고 감소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랑할 때 느낀 충만함이 마치 환상이었던 것처럼 허탈하고 공허해지는 것이다. 사랑 중에 느꼈던 합치의 희열은 반대로 실연 후의 외로운 자아를 더욱 상처받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연인이 함께 만든 ‘우리’라는 세계는 이제 ‘나’라는 원소로 환원된다. 자신만이 상대방의 유일한 사랑이라 여겼던 행복감이 사라지고, 고갈되고 무가치하며 무의미한 자신만이 홀로 남는다. 실연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자아 중심부를 강타하여 그것을 흩트리고 부수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실연의 감정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사랑은 진짜 무엇일까 30대 초반에 크게 고민했더랬다. 사랑을 하면 나라는 개념이 확장됐다가 이별과 함께 다시 수축한다는 데, 그 경험은 뿌리로 남아 경험치로 쌓인다. 사랑이라는 거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한 사람의 일상을 송두리 째 흔들어 놓는 것에 대한 무릎을 탁 치는 표현 같다.


36p. 사랑은 우리 인생의 중심부에 놓인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시키는 매개체가 되기도, 그 자체가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사랑과 건강하게 동반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을 줄이고 지나간 사랑을 거름 삼아 다시 피어나는 힘도 필요하다. 사랑이 우리 삶에서 고통을 넘어 그 자체의 진정한 가치를 꽃피워내기 위해서는 말이다.


사랑은 눈에 당최 보이는 것도 아니면서 뭐 이렇게 한 사람을 흔들어놓나 싶을 때. 아 그렇구나 하고 관점이 확장되면서 밑줄을 그은 문장


141p. 아내 에텔은 나이 듦의 여유로움과 깊어진 이해의 과정을 즐긴다. 그녀는 여전히 세상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매 순간마다 기쁨을 누리려고 노력한다. 이 둘의 태도는 보는 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나이 들고 살아가야 할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늙는다는 건 실패나 패배가 아니라 인생의 한 과정일 뿐이며, 그동안 살아온 시간과 경험이 마침내 사람을 원숙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말이다.


늙는다는 건 패배의 마인드로 살 필요가 없다. 살아온 시간과 경험, 그리고 사랑이 인간을 더 아름답게 해주는 것 같다.


163p. 정신분석에서 성인기 발달을 제일 처음으로 강조한 사람은 분석심리학자 융이다. 융은 성인 발달에 있어서 특히 중년의 성격 발달을 중시하며 40세를 인생의 정오에 비유했다. 청년기에는 어느 일방으로 편향되었던 삶의 태도가 중년기에 오면 자기 원형의 힘에 의해 균형을 이루게 되고 이를 통해 자기실현 또는 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앗싸 나 아직 정오가 안 됐다. 오전이면 인생을 아직 더 긴 것이다. 인생시계 앱을 보면 나 아직 아침 7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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