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 책은 나의 개인적인 취향이 모두 들어가 있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재미있고 애정하는 이유
일단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책인 것
작가 이소영이 에세이 적듯이 작품 소개와 개인적인 감상을 적는 내용 인 것
역사적으로 유명하지 않아도 주목할만한 숨겨진 아티스트를 발굴해 내는 책인 것
게다가 왜 이 아티스트에게 끌렸는 지 소개의 이유를 친절히 설명해주는 것
2025서울국제도서전에서 고른 첫 책인 것
이 책을 결제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이 창비 부스에 불쑥 나타나 악수를 한 것(이 책 덕분이다)
-정치에 그닥 관심은 없지만 책을 좋아하는 어른이라는 점에서 평산책방 주인장인 그 분의 등장이 반갑고 좋았다.
마음이 많이 가는 책이었다.
19p.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는 어쩌면 제일 건강한 화가들이다. 그들은 ‘주류’의 사정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들을 향한 평가로부터도 자유로웠다. 제도권으로 들어가고 싶으면 그렇게 도전하면 되고, 그게 아니어도 그 자체로 충만했다.
: 맞다. 주류 그룹에 속하면 어떠한 기준에 맞춰 충족해야만 하는 부담과 압박이 있을 것이다. 그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쉽사리 놓을 수 없는 것인데, 그만큼 세상의 주목을 받아 살아 있는 동안 경제적인 부를 누릴 가능성이 높고, 부유한 가정 환경을 만들어 대대손손 탄탄한 집안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면, 비주류의 경우, 주목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마음 만은 하고 싶은 것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눈치 보지 않고 도전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에서는 계속해서 주목 받음으로써 따라오는 경제적인 수입 창출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그들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갖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인정을 쉽게 받지 못하는 그룹이다.
21p. 그가 줄타기 했던 경계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경계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그 경계선을 자유롭고 재미있게 이용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 경계선에서 내 새로운 도전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 무엇이든지 적당히가 좋다고 하는 것. 이게 꽤 자유로운 것이다. 적당히 유명하고 적당히 작품이 팔려서 적당히 수입이 있으면 적당히 오랫동안 예술을 할 수 있으니까. 앙리 루소도, 이소영 작가도, 그리고 나도 적당히 경계선에서 어쩔 때는 기준을 넘어 인정 받기도하고, 어떨 때는 기준에 못미치는 명성으로 사람들의 눈치로 부터 자유롭고 뭐 헐렁헐렁 살 수 있다면야 내 스탠스도 유연해지는 것도 방법이다.
65p. 헨리다거, 그 청소부의 이름이다. 그가 죽고 집주인이자 사진작가이던 네이선 러너는 연고자 없는 그의 집에 들어가다가 놀라운 것을 발견한다. 평범한 청소부라고 생각했던 그의 집 전체가 평생의 창작품으로 가득했던 것이다. 헨리다거의 창작세계에 감동한 러너는 다거의 작품과 방을 그대로 보존하며 세상에 알린다.
: 이 대목에서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가 떠올랐다. 유모? 가정부?로 살았던 비비안 마이어는 엄청난 사진 필름을 갖고 있었고 그게 경매 시장에서 발견되어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길을 걸으며, 실내에서, 야외에서 찍었던 모든 사진들이 귀중한 작품으로 남아 우리집의 방에 걸리기도 했고, 사진작가로서 비비안 마이어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그녀가 세상에 없고 나서이다. 헨리다거 역시 엄청난 스케일의 소설을 썼고 현존하는 가장 긴 판타지 분량의 200권 정도 되는 글을 썼다고 한다. 퇴근하고 다락방에서 그가 펼쳤던 상상 속 세계가 엄청났던 것 같다. 멋져…
88p. 저마다 위기의 빙판 위에서 오늘을 살아간다. 일상을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사랑스러운 소란함으로 가득 차 있다.
: 사랑스러운 소란함이라는 말이 너무 끌려서 무조건 메모했다. 사랑스럽다는 것은 인류애, 소란함은 결코 평온하거나 평화롭지 않은 복잡하고 다양한 삶의 유형을 나타낸 것일테다. 당연히 행복할 것이란 전제가 아니며, 좋았다가 나쁘기도 했다가 슬프기도 했다가 화나기도 했다가 하는 희노애락 전부를 담고 있는 소시민의 일상을 담은 말 같다.
116p. 그때는 이 작품이 이해가 되지 않았따. 왜 임신도 하지 않았는데 굳이 자신을 임신한 여자로 그렸을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차츰 이런 질문을 받게 됐다. “소영 선생님은 임신 안 하세요?” 일터에서 이런 질문과 숱하게 마주했고 그때마다 그녀의 자화상이 종종 떠올랐다. 왜 여성들은 삼십대가 넘어가면 결혼, 출산, 심지어 육아 스타일에 대한 질문까지 받는걸까?
: 에효, 이 대목 역시 가슴 깊이 공감이 된다. 30대 여성의 삶의 방식은 너무나 다양해서 비혼, 미혼, 미혼하고 연애 상태, 결혼 준비 상태, 파혼 상태, 신혼 부부, 육아를 계획하는 커플, 육아 중인 부부까지 정말 스펙트럼이 넓어서 멀쩡한 베스트 프렌드와도 삶의 형태가 너무도 다르다. 그 앞에서 어떤 하나의 기준(결혼)만으로 왜 안하냐고 묻는 것은 결혼 제도에 속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대답을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어른들의 우려도 알겠지만 내 인생 시계에서는 아직 그 시기가 오지 않았을 때 난감하고 또 기분이 이상한 것이다.
128p. 세상과 사회가 이상하다고 여겨질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가 무기력해 보이고 무책임해 보였던 시기가 이다. 때로는 깊은 슬픔을 혼자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전히 많은 예쑬가들이 불멸의 밤을 견디며 슬픔을 예술에 표현하고 있다.
: 이소영 작가의 역할과 직업 가치관이 드러나는 문장 같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혼자만의 세계에서 묵묵히 예술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이소영 작가의 직업. 책에도 작가의 마인드가 스며들어있다.
199p. 그의 작품에는 내가 처음 좋아했던 자유로움도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필요 이상의 성실함과 우직함이 가득 차 있었다. (중략) 내가 본 작품 중 가장 최선을 다해, 열심히, 꼼꼼하게, 연필이 닳도록, 꽉 차게, 색이 칠해져 있어서였다. ‘왜이렇게 최선을 다해 칠한거야? 봐주는 사람도 없는데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한거야?’
: 성실함과 우직함이란 단어가 참 와닿았다. 빌 트레일러의 작품을 마주쳤을 때 첫 느낌은 음 색다르다. 재료 구하기 힘들어서 할 수 있는 선에서 만들었구나 였을텐데 그의 삶과 맥락을 보고 이소영 작가의 설명을 보니 왜 그 성실함과 우직함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지 알겠더라. 역시 미술은 첫인상이 아니라 맥락으로 읽는 거이란 걸 다시금 느꼈다. 그래야 미술을 더 재미있게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