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여준 종이

직업에 대한 근간이 흔들릴 때

by 하르엔

"아 일 그만두고 싶네" 어느 날 문득 입에서 나온 한 마디.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나만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된 계기가 매달 구독료를 내고 읽고 있는 신문 때문이다. '뭐야? 신문 읽고 그만두고 싶다고? 미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많더라... 나름 노후가 안정적이고 고용불안이 거의 없으며, 복지 및 근로소득 또한 만족하기에 평범하게 살고 있는 나.

첫 직장이자 정직이기에 많은 의미가 있으며, 떳떳한 직업이 있다는 자부심까지 생겼고,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이 축하하고 부러워했기에 일을 열정 있게 하고 사랑했었다. 또 일을 하고 그 일로 인해 느끼는 성취감과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었기에 천직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직업이 주는 보상 즉 월급이라는 마약에 노출되어 직장에 들어온 후로 발전이 멈춘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어느 순간 집에 돌아오면 씻고, 어머니께서(지금은 사랑하는 아내) 차려주신 밥을 먹으며 티브이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반복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막내 생활을 약 3년 하다 보니 군대에 온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뜩이나 일도 많은데 잔업이 자꾸 추가되어 내가 하는 일이 정말 나를 위해 행복한 건지 의문이 가시지를 않았다. 일을 잘하면 더욱더 많은 업무를 주었는데 내가 담당하는 업무와 연관성이 하나도 없는데 넘겨받은 적이 다반사다. 마치 대학교 때 조별과제를 혼자의 힘으로 이끌어나가고 일인 다역을 소화해 가는 느낌이다. 가끔 뉴스에 업무과다 스트레스로 병이 나거나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일한 지 3년 차가 될 때, 사랑하는 지금의 아내를 3년 연애 끝에 행복한 신혼생활을 하고 있다. 비록 내가 가진 게 많지 않고, 가진건 그나마 안정적인 직업(안정적이기에 더 위험한 느낌이 든다.)과 건강한 몸이었다. 물론 이 두 가지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요즘의 세계경제 상황이나 우리나라 부동산, 주식, 코인 시장의 하락, 주택담보대출 금리 6%, 신용대출 5%의 금리 인상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감당하기 힘들게 되었다.


나와 아내가 벌고 있는 소득으로 내 집 장만하려면 아끼고 아껴서 10년을 꼬박 모아야 한다. 중간에 아이가 생겨 출산을 하게 되면 더욱 쪼들리겠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면서 저출산의 이유가 이런 데서 나오는걸 몸소 느끼게 되었다. 또, 아이만 걱정이면 다행이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건강하면 좋겠지만 갑자기 건강악화가 되면 내 집 장만 또한 불투명해진다. 이번에도 어른들의 수술이 있었기에 내 직업에 대한 한계를 명확히 느끼게 되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이 뭉치고 뭉쳐서 결국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택한 것이 '신문'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재테크 책을 봐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들 질문을 많이 받아봤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재테크 책이 얘기해주는 건 어떤 한 분야에 대한 기초와 심화과정 그리고 저자의 경험들을 녹인 반면 신문은 오늘의 생생한 이슈, 경제와 찰떡궁합들인 국제유가, 경제성장률, 정치, 외교, 산업, 등 모든 분야가 우리들의 생활에 녹아있어 재테크 책보다는 신문의 접근성이 좋다고 본다. 신문은 내게 경제적 지식을 주었고, 토요일엔 책 소개 코너가 있는데 특별히 다양한 책들을 선정해서 간단히 요약해 주고 예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신문을 보다가 소개받은 책이 지금 당장 보고 싶으면 e북을 이용해 보고, 소장하고 싶으면 e북으로 읽다가 구매를 해 다시 보고 소장한다. 시작은 신문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타고 타고 올라가 인문으로 가게 되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부를 일군 사람들의 자기 계발서와 고전들을 읽으며 그 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삶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에게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직업이 싫어서가 아니라 아직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나만의 일을 도전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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