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의 댓글소통

44일 차 : 소통

by 나예스

누군가를 의식하며 플랫폼에 글을 쓴다는 건 소통을 염두에 두고 하는 일이다. 댓글 소통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세상에 나의 글을 공유하는 목적을 갖는다. 일기장이나 연습장이기도 하지만 결국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글쓰기를 향하여 쓰는 일기와 연습장인 셈이다. 말투도 처음에는 말하기 톤을 독자에게 말하듯 소통형으로 시작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서 좀 더 친밀감이 생기고, 글의 성격에 따라 1:1 강의를 듣는 느낌처럼 와닿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 방식이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때는 좋은데, 나의 내면 깊숙이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할 때 청중이 의식되어 말이 쏙 들어가는 것처럼 일종의 저항감이 생겨서 독백형으로 바꾸어 쓰고 있다. 이랬다 저랬다 하고 있지만 무궁한 온라인 공간에서 차지하고 있는 조그마한 나의 땅뙈기 같은 이 공간이 좋다.


블로그보다 브런치가 좋은 점은 댓글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가끔 복사해서 붙여 넣기로 '이 글에 감명 받았'다며 자신의 브런치에도 들러달라는 댓글을 뿌리는 사람은 내 글을 안 읽었음이 확실하다. 그리고 자주 보이는 댓글 중 하나는 자신은 미국에서 왔으며 한국에 들르면 친하게 지내고 싶다며 나더러 어디에서 왔냐는 댓글을 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 나는 독도에서 왔다고 댓글을 단다. 그러면 빛의 속도로 자신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남긴다. 아무리 차단해도 잊을만하면 달리는 댓글이다. 제발 내 글에 관심 없이 본인 브런치 홍보만 하는 1차원적 댓글은 안 달아 주었으면 좋겠다.


소통은 관심이다. 누군가와 관심을 주고받는 행위이다. 내가 온라인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누군가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면 글 쓰는 것이 좀 더 책임감 있게 이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댓글을 달아 주시면 귀한 시간을 내어 읽어 주시는 게 감사해진다. 물론 나도 대체로 답방을 가서 읽는다. 이런 상호 간의 글쓰기 응원이 브런치에서는 성실함과 인기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나는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댓글의 마력은 나를 쓰게 하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양이어야 글쓰기에 좀 더 치중할 수 있다.


요즘같이 거의 하루에 글 하나씩 올리는 미션중일 때는 댓글 답방이 늦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꾸준히 방문해서 읽어주시는 작가님과 독자님이 너무 감사하다. 그런 몇 분을 보면 내가 너무 계산적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 답방을 가서 읽게 되는 글은 나 역시 댓글을 달기 위해 꼼꼼히 읽게 된다. 흘러갈 수 있는 부분도 붙잡게 된다. 관심 있게 읽다 보면 유익한 글, 편안한 글, 생각하게 하는 글, 잘 읽히는 글, 재미있는 글임을 알 수 있다. 다른 작가님들을 통해 무언가 새롭게 알게 되었을 때라던가 강한 공감이 드는 내용이 나타나면 '오, 이것에 대해 댓글 달아야지!' 한다. 곧이어 다음 문단에서 또 댓글 달 만한 소재가 발견되면 잊지 않으려고 또 복기해 가며 읽는다. 그러다가 긴 글 하단으로 내려가면 결국 내가 떠올랐던 말 중에 일부분만 댓글로 달게 된다.


세상에 유용하고 재미있는 책이 너무나 많은데도 그중에 나에게 선택되는 책이 늘 베스트셀러나 불후의 명작은 아니다. 그 책 제목이나 작가, 소재에 어떤 공통점이나 친밀감, 관심을 먼저 느끼는 순서대로 읽게 된다. 그러면 내가 1년 전에 사 둔 책들보다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되는 작가님의 책을 먼저 읽게 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선택은 순간의 관심을 통해 결정된다.


66일 글쓰기 미션 중 44일이니 3분의 2까지 달려온 지점이다. 이런 온라인 챌린지 기간이 끝나도 브런치에 주기적으로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저번처럼 몇 달 방치해버릴까 봐 숙제형 인간인 나는 벌써 걱정이다. 또 한편으로는 '걱정할 거 다 하고 엄살떨면서 또 하고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드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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