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업을 사지 않는다

가격을 사는 심리 구조(3편)

by 이영태

주식은 기업의 일부를 사는 행위라고 배웠다. 그러나 시장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기업을 사지 않는다. 우리는 가격을 산다. 아침에 눈을 뜨면 확인하는 것은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아니다. 연구개발의 진척 상황도 아니다. 현금흐름의 변화도 아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단 하나, 오늘 얼마가 올랐는가, 얼마가 떨어졌는가이다.


가격이 오르면 기업이 좋아 보이고 가격이 떨어지면 기업이 나빠 보인다. 그러나 가격은 기업이 아니다. 가격은 결과이고, 기업은 원인이다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본질은 생산수단이다.


설비

기술

인력

브랜드

유통망

그리고 현금창출 능력 이것이 기업이다.


주식은 이 생산수단의 일부를 소유하는 증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증서를 들고 생산수단이 아니라 시세표를 바라본다. 가격은 매 순간 변하지만 공장은 매 순간 변하지 않는다. 가격은 시장의 감정이지만 기업은 구조다. 이 둘을 혼동하는 순간 투자는 투기가 된다.


우리는 왜 가격을 사게 되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주식은 항상 클릭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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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경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한다.


상가를 샀다면 매일 시세를 확인하지 않는다. 토지를 샀다면 하루 2% 빠졌다고 공황에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주식은 다르다. 가격이 1%만 흔들려도 마음이 흔들린다. 우리는 기업의 미래를 평가하지 않는다. 우리는 현재의 가격 변동에 반응한다.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본 주식


자본주의에서 부는 노동이 아니라 생산수단의 소유에서 나온다. 기업은 생산수단의 집합체다.


주식은 그 집합체의 일부를 소유하는 권리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어야 한다. 이 기업은 앞으로도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가? 그러나 시장에서 오가는 질문은 이것이다. 내일 오를까, 떨어질까? 이 질문의 차이가 투자자와 투기자를 가른다.


가격은 소음이고, 기업은 신호다


가격은 매일 변한다. 기업의 체력은 서서히 변한다. 가격은 군중이 만든다. 기업의 가치는 구조가 만든다. 가격은 공포와 탐욕에 의해 흔들리지만 기업의 가치는

매출 성장

영업이익

현금흐름

자본 축적

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는 소음을 듣고 신호를 놓친다.


기업을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산 것이 아니다


주식을 샀다고 말하지만 기업을 모른다면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산 것이 아니다. 기업을 모른 채 사는 주식은 복권과 다를 바 없다. 기업을 이해한 후 사는 주식은 생산수단의 일부를 소유하는 행위다.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


이제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주식을 살 때 묻는 질문을 바꾸자. 이 기업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그 돈은 일시적인가, 구조적인가? 자본은 축적되고 있는가? 이익은 현금으로 남는가? 위기에서 살아남을 체력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기업이 아니라 가격을 사고 있는 것이다.


3장의 결론은 단순하다.


가격을 보는 순간 우리는 군중이 되고, 기업을 보는 순간 우리는 자본가가 된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비로소 기업을 보는 방법을 이야기해야 한다. 기업은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그리고 그 숫자가 담긴 문서가 있다.

재무제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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