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순 씨, 옛날보다 귀티가 나요. 귀한 사람 같아.”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곧이어 자기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다음에 커서 꼭 이 집 아저씨 같은 사람에게 시집가.”
부잣집 사모님이 궁핍하게 사는 애순을 부러워한다. 비싸고 고운 건 다 자기가 걸치고 있으면서, 가진 것 많은 사람이 가진 것 부족한 사람을 부러워한다.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 두 사람의 세상을 가른다.
부모의 젊음이 흘러 자식에게 간다. 생기 넘치는 시절의 애정을 섭취하며 아이가 큰다. 사랑받고 응원받고 보살핌받으며 자란 사람은, 어디에서도 어느 때에도 귀한 티가 난다. 꽃이 햇살과 바람과 물을 받아 피어나듯, 사람 안의 귀함은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 피어난다.
비단 부모로부터가 아니더라도, 애틋함으로 자란 사람은 몸짓, 말투, 눈빛 하나하나에 귀함이 밴다. 누군가의 행복한 시절, 행복한 마음에 싸여 살면 그 안의 존재까지 그렇게 된다.
하나 가진 사람이 하나 빼고 다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면, 그 하나는 분명 사랑이다.
사람을 귀하게 해주는 사랑.
일상에서 길어올린 위로의 마음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