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에세이]반짝이는 '뒷 것'

by 시골쥐

2024년 7월, 대한민국 공연예술을 이끌었던 학전의 대표 김민기 씨가 별이 되었다. 평생 ‘뒷것’을 표방해 온 고인의 삶을 고려할 때, 올려다볼 곳 보다 디딜 곳에 있는 무엇으로 불리고 싶어 할 것 같지만, 그가 그려온 아름다운 삶의 궤적을 존경하며 빛나고 반짝이는 별이 되었다고 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한 그의 영정은 대학로를 경유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된 학전극장 앞에서 오랜 동료들과 작별했다. 대부분 그에게 배웠거나 신세를 졌었고, 지금은 유명인이 된 사람들이었다.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배우와 가수들이, 그것도 중년을 훌쩍 넘긴 어른들이, 오가는 이 많은 길 한복판에서 어린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 기댈 곳이 되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마음을 잃은 슬픔에 체면 차릴 겨를이 없었나 보다.


그 모습을 보니 마로니에 공원 중앙에 자리한 문장 한 줄이 떠오른다.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흥미롭게 하는 것’.

예술이 가져오는 흥미란, 재미라는 직설적 의미뿐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에 애정을 품게 하는 것, 타인과 어울리고 싶게 하는 것, 그로 인해 살아가는 의욕을 만드는 것이라는 파생적 의미를 포함한다. 이를테면 반짝이는 뒷것이 오랫동안 밝혀온 순수한 마음을 통해서, 그 마음이 피워낸 여럿의 순수함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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