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에세이]좋은 사람과는 우산으로 작별한다

by 시골쥐

마음을 의지하던 사람과 헤어져야 할 때가 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지만, 언제가 될지 모를 재회에 매번 아쉬움을 누를 수 없다.


그럴 때면 가끔씩이라도 꼭 만나자거나 자주 연락하자는 인사로 하는 약속 대신, 그의 손에 꼭 맞을 우산을 하나 골라 마음을 전한다. 맑은 날에는 잊고 살아도 궂은날은 기억해 달라는 의미다. 행복한 시절에는 잊고 살아도 좋으니, 지치고 고된 날에는 나를 찾아 달라는 뜻이다. 꼭 내가 전한 우산처럼.


그렇게 이별한 사람과는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전과 다름없이 지내게 된다. 멀리 있지만 멀어지지 않고, 따로 있어도 함께 있는 듯 지내게 된다.


아마, 우산 덕분일 것이다.

이따금 찾아오는 궂은날마다 그 안에 담아 보낸 마음이 떠오르는 덕분일 것이다.

그런 날 기댈 곳이 되어주겠다는 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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