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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쥐 May 05. 2024

끌려다니던 관계를 정리하고 깨달은 것

서른이 되던 해에 오래된 관계를 하나 잘라냈다.

위태롭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있었고, 더는 관계를 유지할 없을 같아서 홧김에 그랬다. 다음 해에는 더 가까웠던 관계를 정리했다. 연결된 사람이 많아서 오래 고민하고 결정한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우발적인 절교도, 심사숙고한 절교도 잘한 선택이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감수해야 하는 불편에 비하면, 관계를 끊는 고통은 순간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많은 관계를 정리해 갔다. 가만히 두어도 흘러간 시절인연도 있었고, 일부러 만남을 피했던 기피인연도 있었다. 처음에는 일종의 죄책감 같은 있었는데, 관계를 정리해 갈수록 편해지는 마음에 나중에는 그마저도 들지 않았다.


관계의 범위가 작아졌지만, 밀도는 높아졌다.

많은 사람에게 분산되던 에너지를 특별한 몇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이전보다 더 깊은 대화를 했고, 따뜻한 마음을 더 자주 나눴다. 신기하게도 이상 외롭지 않았다.

돌이켜보니 마음을 채워주는 것은 '인기'가 아니라 '온기'였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받는 호감의 양이 아니라, 특정인과 나누는 마음의 온기가 관계의 품질을 결정한다. 그것이 외로움을 낫게 하는 유일한 치료제다. 풍요로운 관계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다.


- <단어의 위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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