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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쥐 Jul 15. 2024

해야할 때 하지 못하면

산처럼 비워내기

저희 집 앞에는 개천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고양이처럼 얌전한데

비 온 뒤면 야수처럼 요란합니다.

하루이틀 정도는 아주 대단하죠.

얼마전 출간한 책에 '해소'라는

소재로 쓴 글이 있어요.

한라산에 물이 가득 차면 보통 때는

절벽이던 곳이 폭포로 변한다는 이야기에요.

물을 비워내기 위해서요.

(서귀포에 있는 엉또폭포라는 곳입니다)


수만 년을 살아온 속깊은 산도

모든 걸 담아내지 못하는데

고작 수십 년 산 사람 속이 오죽할까요.


담아내기 버거운 감정들은

쏟아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꾹꾹 누르느라 끙끙 앓느니

속 시원히 비워내는 게 나을 겁니다.


설령 그것이 평소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일이라도 괜찮아요.

기껏해야 하루이틀이면 끝날 테니까.


- 해소-

[해] 야할 때 적절히 하지 못하면

[소] 가리(속앓이) 하면서 끙끙 앓게 됨


 일상 단어에 담긴 위로와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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