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편들
수면이 매일매일 올라가는 방안에서 헤엄중
밤하늘을 헤엄치는 달처럼 가라앉고 떠오르길 반복중
사람들은 그게 아름답다 해
내 눈엔 허푸 허푸 노랗게 질린 머리가 떠오르고 가라앉으며
살려달라 발버둥 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제 내 발끝이 닿지 않는 느낌이 나고
방안의 물색이 밤보다 더 까맣게 느껴져
방안에 검정물이 가득 차고 이젠 내가 달처럼 느껴지네
내 노랗게 질린 얼굴을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난 행복해서 질식할 것 같아.
그 아름답다는 소리가 좋아서, 발끝에 힘을 주고 다시 떠오르고.
아, 달은 이렇게 생겨났구나.
나는 다른 행성의 달이 되었구나.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어디로 고이나 했더니
모두 내방에 고여들고 있었다.
이 작은방 방문을 아무리 꼭 잠가도 흘러들어오는 시간들.
내가 흘려보낸 시간들이 출렁출렁 코 아래로 차올라서
내 얼굴만 반달처럼 둥둥 떠버린 내 작은방.
내 작은방이 밤하늘이 된 기분이 든다.
같이 질식해줄 별들은 다 어디가 버렸나 모르겠네.
어쨌든 내 죽어가는 발버둥을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발끝에 힘을 주고 오늘 하루도 떠오르고 가라앉고를 반복한다.
나는 달이 되었고
어떤 행성의 밤을 밝히고 있다.
누군가에게 나는 아름답고 따듯한 빛이고 희망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매우 희망적인 관점으로 서술된 이야기다.
글을 쓸 때 여러 관점으로 생각이 뻗어나가서 주체가 안 되는 순간이 있다.
희망 비관 뭐 이런 것들이 마구잡이로 섞여서, 왜냐면 내가 매우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비관속에서 희망을 주섬주섬 찾아보고 희망 속에서도 비관을 상상하기 때문에
그래서 별수 없이 그냥 한 가지 방향으로 관점을 잡고 글을 썼는데
이번에는 모순적이지만 한 가지 내용의 해석을
여러 관점에서 한 글을 써보고 싶었고 이건 나름 희망적인 관점으로 서술해본 글.
책에는 조금 부정적인 관점으로 서술해본 글도 같이 넣어볼 생각이다.
매거진 "파편" 은 나의 삶을 깨뜨리거나 파괴했던
혹은 나의 삶에 날아와 부딪히거나 스쳐 지나가버린
많은 사건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 사건과 사람들이 흘리고 간 파편들
혹은 그로 인해 나에게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을 하나씩 글로 기록해둡니다.
이 과정은 하나의 나에 대한 조각모음입니다.
박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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