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편들
집으로 가는 155버스 안.
내 앞자리에 앉은 여자의 목덜미가 너무 이쁘고 끈적끈적해서
나도 모르게 그 사람 목덜미에 눈길이 달라붙어서 떼기가 어려워.
검은색 빵모자와 그 아래로 늘어진 검은 단발머리
그리고 검은 셔츠카라 사이의 우유색 목덜미.
그 모습이 마치 흑돌 사이에 위아래로 둘러싸인 백돌 같아서 위태로워 보여.
거기다 그걸 보고 있으니 왠지 내 마음도 흑돌처럼 점점 까매져서
네 목덜미 양옆으로 들러붙는 거 같아.
백돌을 잡아먹고 싶은 바둑판의 흑돌처럼.
아마 저 백돌을 입안에 넣으면 따듯한 우유맛이 나겠지.
나 혼자 이런 생각에 잠겨서 네 뒷모습에 혼자 바둑을 두고두고 두고.
그러는 동안 너는 얼굴 한번 안보이고 무심하게 내려버리고.
뭐 그런 거지, 안녕. 잘가. 다음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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