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손이잖아요.
입에 들어가면 다 똥이라길래
그러기 전에 내 마음을 혀로 접어
살짝살짝 귀에 쥐여줬죠.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지만
대화하는 인간은 귀가 손이잖아요.
귀속에는 위도 장도 없으니
내 마음이 배설되지는 않겠죠.
삼켜버린 마음들은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에요.
목구멍부터 가슴이 갑갑해지고 자꾸 울렁거리고 밥도 먹기 힘들어지죠.
무엇인가 토해내야 할 것 같은 느낌.
한글은 왜 이리 뾰족한 모서리가 많은지.
결국 그런 마음들을 글자로 토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굴러나오는 글자들의 모서리에 찔려서 그런지 눈물을 또륵또륵 흘리더라구요.
어쨌든 입에 들어가면 다 똥이니까
귀를 내밀어주세요.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지만
대화하는 인간은 귀가 손이잖아요.
내 단어로 당신과 손을 잡고 싶어요.
서로 귀와 혀가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어요.
배설되지 않는, 사라지지 않는 대화를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