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편들
꽤 오래 안 입던 니트를 꺼내 입으려고 보니
보풀이 잔뜩 피어있었다.
낡아서 이제 버려야 하나 생각하다
나 대신 무엇인가가 쓸린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버리기가 미안해졌다.
인간관계도 똑같다.
나를 위해 대신 쓸린 사람들의 보풀을
내가 낡고 아름답지 못하다고 툴툴댄 적이 없나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부모님의 늙은 모습, 오래된 연인관계,
어쩌면 사람이 아닌 낡은 자동차나 오래된 기계들에게도.
만약 내가 누군가의 옆에서 보풀이 피었다면
싫어하지 말고, 때어내지 말고
바라보며 고마워해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