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편들
첫 연애는 하얀 캔버스 위에서 시작된다.
그렇기에 모든 경험이나 감정들이 선명하게 색칠된다.
첫 스킨십, 선물들, 대화, 장소모든 일들이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며 연애가 반복될수록
같은 캔버스 위에 계속해서 경험과 감정의 물감들이 칠해지고
나중에는 어떤 색을 칠해도 색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물감들이 섞이고 섞여서 모든 색들이 비슷해져 버리고 익숙해져 버린다.
흔히들 말하는 연애 가질리는 시기,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사귀는 게 뭐 다 그냥 그런 거고.
나도 저런 시기를 겪은 적이 있다. 사람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그러다 어느 날 하얀 물감 같은 사람을 만났다.
혼탁해진 캔버스 위를 함박눈처럼 금세 자기 색으로 덮어버리는.
뻔한 거라고 여겼던 것들을 다시 특별하게 만들어 버리는.
모든 것들을 다 새롭게 느껴지게 하는.
연애가 질리고 사랑이다 비슷하게 느껴질 때, 절망할 필요가 없다.
운수 좋게도 세상에는 각자의 하얀 물감 같은 사람이 있다.
연애를 처음 해서 새롭게 느끼는 게 아닌
인간의 색채가 새로워서처음처럼 선명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