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를 만나는 날은 늘 한 시간 일찍 나와서 편지를 썼다
나는 바지를 걷고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점은 당신이 더 잘 알고 있겠죠.
당신은 예전의 저도 지금의 저도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안다는 건 때론 우리에게 너무 날카롭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조심히 다룰 줄 몰라서 당신을 여러 번 베이게 했습니다.
그때마다 상처를 뒤로 숨기며 괜찮은척하다 썩혀버리지 않고
제 눈앞에 드러내 보이며 함께 치유해 나가려 하는 당신의 솔직함에 늘 고맙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때 당신은 저를 위해 제주도에 왔었고
그때 이후로 저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함께 한다는 게 치유인 사람이 있더군요.
같이 바다에서 풍덩풍덩 장난치다 바지 끝이 젖었다며 투덜댔었지만
사실 그때 바지 끝이 아니라 마음에 바다색이 젖었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여전히 저는 마음에 그날의 예쁜 바다색이 젖습니다.
내 지금 가난하지 않고 풍성한 것은 당장 사랑과 글 뿐이라
이 두 개만을 그대에게 잔뜩 주는데 그에 대한 미움 없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표정을 볼 때면 그게 너무 예뻐서
시간에게 휴식을 내어주고 영원히 순간으로 당신을 감상하고 싶습니다.
감사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여자 친구를 만나는 날은 늘 한 시간 일찍 나와 편지를 썼습니다.
인스타그램 @seeinmymindd